[프놈펜 비즈니스 인사이트 : 캄보디아에는 뭐가 있는데요?] 9화 캄보디아의 스타트업 – 두 번째 이야기

기사입력 : 2021년 01월 04일

Phnom Penh Business Insight : 캄보디아의 스타트업 – 두 번째 이야기

Startup Development Composition

이번 기고도 지난 8회차 기고문이었던 ‘캄보디아의 스타트업’과 연관되는 주제로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지난 기고를 계기로 캄보디아의 스타트업을 들여다 보았더니 저의 생각보다는 의외로 훨씬 많은 스타트업들이 캄보디아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지난 12월 15일에는 ‘Techo Startup Center’ 에서 스타트업 경진대회를 통해 7개 회사가 ‘Reverse Pitch day’가 열렸습니다.

# 피칭(Pitching)과 리버스 피칭(Reverse Pitching)

피치 또는 피칭 (Pitching)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자신들의 사업 분야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잠재 투자자에게 비즈니스 아이템을 소개하거나 발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피칭은 야구 투수의 피처(Pitcher)에서 유래되었는데 상대방에게 자신의 사업 아이템을 던진다라는 개념에서 나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투수의 공을 받는 캐처 (Catcher), 즉 투자자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명쾌하게 사업 아이템을 제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스타트업은 초기에는 대부분 1분~10분의 짧은 시간만 주어지기 때문에 핵심을 명확하고 간결하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투자자가 엘리베이터를 타는 단 1분 동안 투자자의 관심을 끌어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 엘레베이터 피칭이라는 개념도 나왔는데, 피칭 자체로는 투자자들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피칭으로서는 관심만 이끌어 내고 후속 협상을 하는 역할로 만들어야 합니다.

반면 리버스 피칭은 반대로 기업들이 스타트업을 초빙하여 기업들이 구현하고 싶거나 하고 싶어하는 서비스와 솔루션을 구현해줄 수 있는 스타트업을 찾는 것을 의미합니다. 먼저 도전 과제를 기업이 제시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다시 양 측이 만나 중간 결과물을 판단한 다음 스타트업에 투자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대기업들이 본인들의 비즈니스 솔루션을 찾기 위해 창업가를 초대하는 방법으로, 보다 전략적으로 투자할 수가 있습니다. 솔루션의 방향만 잘 맞으면 투자자와 창업가 양쪽 모두 돈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 Techo Startup의 Reverse Pitching day

그럼 지난 12월 15일에 열린 Techo Startup의 Reverse Pitching Day에 어떠한 기업들이 스타트업을 초빙했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먼저 우리나라 기업인 ‘PPCB 은행’, ‘Cambodia Association Fintech Technology’, ‘Credit Bureau Cambodia’, ‘Wing Specialist Bank’, ‘Smart Axiata’, ‘AMK MFI’, ‘Agribuddy Cambodia’의 총 7개 회사가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솔루션을 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단편적으로 분야를 간단하게 나누어보면 7개 중에 3개가 은행이고, 핀테크와 신용평가까지 합치면 7개 중 무려 5개가 금융 관련 업종으로 묶일 수가 있습니다. 그 외에 현지의 유명한 통신사인 Smart와 농업쪽에서는 Agribuddy가 참여한 것이 눈에 띠입니다.

일곱 개의 기업들이 직면한 문제들을 하나씩 들여다보면 캄보디아가 가장 필요로 하는 사회적 이슈나 기술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참으로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아래의 각 회사들의 이슈를 한번 보시죠.

‘AMK MFI’는 디지털 신분증의 구축과 도용 방지를 당면한 이슈로 꼽았고, 통신사인 ‘Smart’ 역시 USIM카드의 신분 확인과 도용 방지 등을 동사의 이슈로 꼽았습니다. ‘Cambodia Association Fintech Technology’는 신용카드 등의 온라인 결제 시스템과 회계 장부와의 일치하는 시스템 구축과 여러 신분증 (주민등록증, 여권, 출생증명서, 가족등록부 등)을 통합하고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을 필요로 했습니다. ‘Credit Bureau Cambodia’ 도 마찬가지로 여러 신분증을 통합 확인할 수 있는 것을 필요로 하였습니다. ‘Agribuddy’는 농업 기술에 대한 주제 발표할 것이라는 제 예상과는 달리 역시나 농촌사회의 신용 등급 확인 구축을 통한 대출 등의 금융 보조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Wing’도 동사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 확대를 위한 신용등급 시스템의 구축과 동사의 여러 서비스들을 고객들이 알기 쉽도록 통합하는 것을 필요로 하였습니다. 무려 6개 회사가 ‘신용’과 ‘신분 확인’ 분야에 솔루션을 제공해달라는 공통적인 요구를 했다는 것이 매우 흥미롭지만, 저신용 사회인 캄보디아에서는 이것이 가장 이 나라 사회 발전에 시급한 점이라는 것은 전혀 놀랍지가 않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참여한 PPCB는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유지하기 위한 콘텐츠를 찾을 것과 은행의 디지털 고객에게 인상 깊은 UI/UX를 구축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디지털 고객들이 앱 등 전자 기기를 켰을 때 직면하는 디자인을 UI라고 하고, 고객들이 편하게 사용하도록 앱 디자인을 설계하는 것을 UX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참여 기업들이 다소 거시적이고 국가 수준에서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에서 오히려 개별 기업 입장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요청했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교민 스타트업 도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다시 한번 희망하며 글을 마칩니다.

 

글 이창훈 현대아그로 법인장 겸 현대종합상사 캄보디아 법인장 한캄상공회의소(KOCHAM) 청년위원

글 이창훈

현대아그로 법인장 겸
현대종합상사 캄보디아 법인장
한캄상공회의소(KOCHAM) 청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