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과 승려를 위한 축제

기사입력 : 2011년 09월 19일

쁘춤 번은 우리의 추석명절과 비슷한 것으로서 시기적으로도 유사하다. 우리는 음력 8월의 대보름날을 추석이라고 하는데 이들은 8월 그믐날이 프춤번이다. 캄보디아의 달력으로는 하현달 그믐날이다. 즉 음력 8월 29일부터 9월 1일까지 3일간이다. 이들은 프춤번을 ‘죽은 자를 위한 축제’ 라 하여 불교의식에서 아주 중요하게 취급하고 있다. ‘프춤’ 이라는 말은 ‘함께’ 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번’ 이라는 말은 ‘쌀을 공양한다.’라는 뜻으로 승려에게 쌀과 밥을 공양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쁘춤번은 캄보디아인에게 가족과 자신의 조상을 만나는 우리나라의 제사 같은 명절이다. 그래서 자신의 조상이 모셔져 있는 사원을 모두 방문, 제를 올리기 때문에 오랜 기간 동안을 명절 기간으로 삼고 있다. 옛날 농경이 전부였던 시절에는 프춤번 행사를 3개월간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다음에는 한달 간으로 줄었는데 요즘은 15일간만 하고 일반인들은 단 3일만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프랑스 식민시절에는 프춤번 기간에 고향에 내려가지 못했던 캄보디아 사람들이 자살을 한 경우도 발생했었고, 최근에도 고향에 가서 조상에게 드릴 음식 비용을 마련하지 못한 사람들이 강도로 변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 시기에 쁘춤 번을 하는 이유는 달과 관련이 있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이 시기의 달이 가장 어둡다고 믿고 있다. 가장 중요한 날은 8월 그믐달이다. 이날은 가장 어둡기 때문에 염라대왕이나 저승사자와 같은 죽음의 신의 힘이 가장 강력할 때이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사람이 죽으면 바로 다른 사람이나 동물로 환생하지 않고 천당이나 지옥에 보내지게 된다고 믿고 있다. 천당이나 지옥을 관리하는 염라대왕이나 저승사자는 이 시기에 그곳에 있던 조상신을 인간세계로 잠시 내려보내 음식물을 공양 받도록 한다. 그들 조상신들은 그곳에 있을 때에 아무런 것도 먹을 수가 없어서 배가 무척 고픈 상태이다. 조상신들은 가장 밤이 어두울 때 그들이 살던 곳으로 내려와 7개의 사원을 방문하는데, 만약 첫 방문한 사원에 그들의 후손들이 음식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다른 사원으로 가서 후손들이 음식을 공양했는가를 살피고 그곳에도 없다면 다른 사원에도 가 본다는 것이다. 그래도 후손들이 음식을 공양하지 않았다면 조상신들은 후손들을 벌주기 위해서 악신을 후손들에게 보낸다고 믿고 있다.
 
캄보디아인에게는 불교가 믿음이며 생활이다. 사원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학교가 있고 또 옆에는 보건소가 있다. 결혼을 하려면 먼저 배우자와 찾는 곳이 사원이고 결혼식의 주례격이 바로 스님이다. 또 아이가 태어나면 맨 먼저 스님에게 축원을받아 이름을 정하고, 또 죽으면 안치하는 곳 또한 사원이다. 프춤 번은 불교행사이며 또한 캄보디아의 민간신앙과 정신세계를 말해주는 가장 캄보디아다운 명절이다./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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