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 자녀 예술교육에 발 벗고 나선 3人3色 예술인

기사입력 : 2018년 01월 27일

‘나랑 너랑 시랑’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예술교육 프로그램

세 예술가

캄보디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계절 1월에 마치 초가을의 하늘인듯 청명하게 맑은 어느 오후, 프놈펜 한국국제학교에 아주 특별한 세 예술가가 방문했다. 연극배우이자 봉산탈춤 이수자인 양혜경 배우, 극작가겸 연출가이자 극단 ‘제비꽃’ 대표 최창근 작가, 무형문화재 제17호 봉산탈춤 전수자 최수미 연희자. 등장에서부터 남다른 아우라를 자아내는 세 예술가는 캄보디아 교민자녀에게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한다.

 

캄보디아와의 인연 시작

IMG_7846양혜경 배우는 작년 7월 캄보디아 예술가와 협업, 교류를 위한 리서치차 캄보디아를 방문했다. 우연한 기회로 캄보디아 프놈펜 한국국제학교 소개받아 재학생들 앞에서 치마하나로 꾸민 35분 오브제 공연 ‘심청이’를 공연하면서 교민자녀와의 아름다운 인연이 시작되었다. 당시 공연은 한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공연 이후 그는 초창기 목적이었던 캄보디아 예술인들과의 교류도 중요하지만 작년에 직접 공연을 하면서 만난 교민 자녀, 특히 다문화 가정 자녀를 위한 예술교육 분야 또한 캄보디아 예술인과의 협업/교류 못지않게 매우 중요한 이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귀국 후 주변 예술가에게 이런 고민을 나눴더니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번에 최창근 작가, 최수미 연희자가 선뜻 동행해 함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시와 노래와 춤이 함께 어우러지는 수업, 들어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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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에게 직접 교육을 받는 기회는 한국에서도 흔치 않다. 현역 프로 예술가들이 캄보디아 교민 자녀의 정서 발달 및 감수성 교육에 이처럼 관심을 보인 적은 처음이다. <동시: 정지용, 윤동주 시 읽고 쓰기> <전래 동요와 율동 배우기: 금다래 타령, 시리동동 거미동동, 두꺼비 집이 여물까> <탈춤 배우기: 봉산탈춤 기본동작, 응용동작> 세 분야가 어우러진 특별한 공동수업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틀이 박힌 방식에서 벗어나 전래 동요와 전통 무용을 통해 나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 이번 컨셉의 핵심포인트다.

최창근 작가는 이번 프로그램에 아이들에게 익숙한 동화보다 ‘시’를 선택한 이유는 ‘시’가 모든 문학의 기본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사람들 관계에서도 매일 알게모르게 사용하고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표현이 ‘시’ 입니다. 시심(詩心)이라는 마음이 있듯이 시인이 아니더라도 모두의 마음의 각자의 시적인 감수성이 내재되어 있으니까요. ‘놀이’와 결합해 아이들이 신나게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고 설명했다.

최수미 유투브 캡쳐무형문화재 봉산탈춤 전수자 최수미 연희자는 “수줍지만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아이들의 의지가 보였다. 서로 마음을 열어가면서 준비한 프로그램을 아이들에게 아낌없이 전해주고 싶다.”고 첫 수업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캄보디아에는 많은 교육봉사자들이 다녀간다. 화려한 교구나 선물로 아이들에게 반짝하고 사라지는 교육이 아니라 한 아이 한 아이 마음 속 내면의 문을 두드리는 세 예술가가 인상적이다. 마음의 문을 활짠 연 아이들과 무지개빛 그림을 내년에도 그려나가길 바란다./글·사진 정인솔

 

 

창작궁리단 ‘의’

캄보디아 예술교육을 위해 시작된 모임 ‘창작궁리단 의’는 각자 활동 영역을 가지고 있는 예술가들의 모임이다. ‘의’라는 뜻은 전통예술에서 추임새를 할 때 가장 근본적인 소리 즉 힘을 내는 소리이다. 다같이 힘을 모아 한국 정통의 근본적인 소리를 내고, 뜻(意)을 같이 하는 예술가들의 자유로운 모임이다.

 

Violet Film & Theater Company (제비꽃극단)

캄보디아를 방문한 최창근 작가 겸 연출가가 대표인 제비꽃극단은 2007년 창단하여 100여회에 걸쳐 국내외 유명작가들의 각종 낭독공연과 아시아 작가들의 문학축제, 국제공연예술페스티벌에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