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칼럼] 끝을 생각하라

기사입력 : 2013년 12월 09일

끝을 생각하라. 환호의 문을 지나 행운의 집안으로 들어가면, 통탄의 문을 지나 다시 나오게 된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들어 설 때의 일반적인 갈채 소리는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누구나 받는 것이다. 물러설 때 받는 갈채야 말로 진정 대단한 것이다. 왜냐하면 무엇이 다시 열망된다는 것은 드문 일이며, 행운이 문지방까지 따라가는 자는 얼마 안 되기 때문이다. 등장하는 자는 정중한 대접을 받으나 퇴장하는 자는 경멸당하기 쉽다.

- 쇼펜하우어의‘세상을 보는 지혜’에서-

*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그래서인지 장례식을 알리는 하얀 천막들도 갑자기 늘어나고 있다. 새벽에는 두꺼운 돕바를 입은 사람들도 흔히 보인다. 대만에서는 영상 10도의 날씨에도 수십명이 추위 때문에 사망했다고 한다. 설상가상 수족구병에 걸린 아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조심에 조심을 해야 한다. 특히 몇 년 전부터 두려움의 대명사였던 싸쓰의 위험성도 중국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하니 더욱 더 조심할 일이다.

** 날씨가 서늘해지고, 남십자성도 빛나고, 푸르스름한 초승달이 그리움과 함께 다가오면 막연한 그리움이 슬슬 기지개를 펴는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향수. 수구초심. 이럴 때 홀로 새파란 달 한잔, 나 한잔 하는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한잔 속에 비추이는 아련한 얼굴들 마주 잡고 그리워하고, 하소연도 하고, 안타까워하고…떠도는 자들의 아픔이다./정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