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훈 센 상원의장, 태국 총리와 통화 녹취 유출에 입장… “태국이 먼저 국경 열어야”

기사입력 : 2025년 06월 19일

훈센패통탄▲훈센 캄보디아 전 총리와 태국 패통탄 총리

전체 녹취 공개 의향도 밝혀… “이 사안은 토론 대상 아냐”

캄보디아 훈 센 상원의장(전 총리)이 최근 태국 총리와의 통화 녹취가 유출된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며 통화 배경과 내용을 직접 설명하고 태국 정부의 선조치를 강하게 촉구했다. 이에 대해 태국 패통탄 총리는 캄보디아와 사적인 외교 접촉 중단을 선언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훈 센 상원의장은 6월 18일 오후 자신의 공식 SNS를 통해 “2025년 6월 15일 오후 5시 6분, 태국 총리와 실제로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히며, “정확한 의사 전달을 위해 통역은 클랑 후엇이 맡았고, 내용의 왜곡이나 오해를 막기 위해 통화를 녹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녹음은 내부 투명성을 위한 것이며 당 중앙위원회와 상·하원 실무진, 외교·홍보·국경·군 관련 부서 등 약 80명에게 공유됐다”고 밝혔다.

이 통화는 5월 28일 발생한 국경 충돌 사건 이후의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사적인 접촉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당시 충돌로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사망했으며 태국은 캄보디아 국경 일부를 일방적으로 폐쇄했다. 이후 캄보디아는 태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과 방송 송출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녹취 내용 일부에 따르면 훈 센 상원의장은 통화에서 “태국이 먼저 폐쇄했던 국경에 대한 조치를 해야한다. 그렇게 하면 캄보디아는 최대 5시간 안에 모든 조치를 해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캄보디아가 국경을 먼저 폐쇄한 적은 없다. 먼저 문을 닫은 건 태국이며 먼저 움직여야 할 책임도 태국에 있다”며 “이 사안은 토론의 대상이 아니다”고 단호히 말했다.

녹취에 따르면, 패통탄 총리는 “태국 제2군 지역사령관의 과격 발언은 실질적인 입장을 반영한 것이 아니며 그의 발언으로 캄보디아 측이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녀는 또한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며 “그는 단지 똑똑해 보이고 싶었을 뿐이며 국가에 도움이 되는 발언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통화 중 태국 총리 패통탄은 자국 내 극우 세력이 퍼뜨린 ‘인터넷 차단’ 주장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녹취가 공개되자 패통탄 총리는 6월 19일 언론 브리핑에서 “사적인 대화를 평화적 해법의 일환으로 시도한 것이었지만 신뢰가 깨졌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훈 센 전 총리와의 더 이상의 개인적 대화는 없을 것”이라며 “외교적 신뢰가 훼손됐다”고 밝혔다. 그녀는 또한 통상적으로 훈 센을 ‘삼촌(uncle)’이라 부르며 친근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번 녹취 유출과 관련해 훈 센 상원의장은 “현재 공개된 것은 약 9분 분량이며 전체 통화 시간은 17분 6초”라며 “태국 측이 원한다면 전부 공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통화 직후 태국 총리가 캄보디아 지도자를 향해 ‘비전문적인 정치’ 운운하며 SNS로 비판한 것은 말과 행동이 다른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안은 최근 국경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외교적 긴장감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정인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