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 칼럼] 사색의 바다를 건너며

기사입력 : 2011년 11월 07일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얼마 전만해도 캄보디아는 알려지지않은 은둔의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라오스에 비하면 그것도 아니죠. 캄보디아하면 그냥 학살과 잔혹 그리고 20세기의 비극이라는 킬링필드라는 이미지가 바로 떠오르니까요.
그런 점에서 라오스는 정말 은둔의 나라입니다.
아무리 쥐어짜도 라오스에 대한 지식은 찿기 어려우니까요. 라오스는 라오족과 소수민족이 어울려져서 사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라오스란 국명도 라오의 복수형입니다.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라오스는 중국에서 살기 어려워 도망친 범 중국계 종족이 숨어서 살았던 곳이라고 보면 됩니다. 무협지에서는 묘강이라고 독을 잘 쓰는 만독문등의 문파로 묘사되는 곳이죠. 깊은 산속, 깊은 정글 고산지대에 드문드문 숨어 살던 종족이라고 보면 됩니다.
 
여기에도 우리의 시선을 잡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고구려의 유민들이 흘러 들어 왔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정말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고 색동옷도 있고, 아이들을 등에 업고 다니며 아무튼 비슷한 점이 참 많습니다. 그리고 고구려 유민을 라오스와 국경을 잇고 있는 운남에까지 끌고 왔다는 중국측 기록이 있다는데 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여하튼 김희선 처럼 생긴( 머리가 삼단 같고 자스민 향이 스미는 그리고 약간은 이국적인… 참 이뻤습니다. ) 여자가 와서 유혹도 하든데 이전 같은면 왠떡이냐 했겠지만 그냥 꾹 참기로 했었습니다.
 
국경을 넘어 가로지르는 강물은 차라리 강이라기 보다는 바다였습니다. 밤도 그리 깊지않은 밤이었건만 온 우주가 침묵하는 듯이 아무 기척이 없었습니다.
물결치는 소리도 물새 우는 소리도 그리고 이 지역에서는 흔한 가슴 저미는 피리소리도 없었습니다. 온 우주가 침묵을 하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입니다.  하늘에는 달만 두둥실 떠 있고, 달빛이 물위에 번지고 그리고 요동치는 그런 밤에 나는 단지 작은 보트에 실려져 그 알지 못하는 곳으로 가고 또 가기만 했었습니다.
 
미지라는 것이 이런 걸까? 침묵이라는 것이 이런 걸까? 고요라는 것이 이런 걸까?
절로 철학자가 되며, 명상가가 되며 그리고 머릿속이 텅 비듯 나는 그냥 무념무상의 세계로 들어갔다면 맞는 말일까요?
 
사색이 아닌, 의도적이 아닌 자신이 그것에 함몰되어 버리는 그런 명상속에서 나는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답의 열쇠를 찿는 것 같았습니다. 사색이 명상이 그리고 영혼의 아름다움이 상실되어 가는 지금, 우리의 문제에 대한 답같은 것 말입니다. /정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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