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SBS·MBC, 확인 없이 ‘정부 홍보 영상’ 몰이… 캄보디아 한인 인플루언서 피해 확산

기사입력 : 2025년 10월 28일

| KBS·SBS·MBC의 팩트 체크 건너뛴 거짓 보도…캄보디아 한인 두번 죽인다

| 오보 정정 및 썸네일 교체 요구에도 묵묵부답

IMG_9132▲한인 인플루언서의 영상을 캄보디아 정부가 ‘매수’하여 ‘홍보’용으로 제작했다고 보도한 KBS NEWS 유튜브 화면 캡쳐

캄보디아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인플루언서들의 개인 영상이 한국 주요 방송사들의 왜곡된 보도로 ‘정부 매수 홍보물’로 둔갑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있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인플루언서 니어리꼬레(본명 김려원)와 황후인 씨는 캄보디아의 실제 분위기를 전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개인 SNS에 영상을 올렸다. 그러나 해당 영상이 캄보디아 내무부와 훈센 상원의장의 공식 계정을 통해 공유되자 한국 언론은 “캄보디아 정부가 한국인 여성을 내세워 퍼뜨린 홍보 영상”이라 단정적으로 보도했다.

이 영상은 정부의 지시나 외압이 아닌 개인의 판단과 경험에서 비롯된 콘텐츠였다. 그럼에도 KBS, SBS, MBC 등 주요 공중파 방송을 포함한 여러 언론이 단 한 번의 사실 확인조차 없이 해당 영상을 ‘캄보디아 정부의 여론전’으로 몰아가면서 방송에 모자이크 처리 없이 송출했고 두 여성은 순식간에 ‘정부 홍보에 이용된 인물’로 낙인찍혔다.

현지 교민사회는 “언론이 조금만 확인했더라면 바로 알 수 있는 일”이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민사회나 한인회, 대사관을 통해 확인하거나 두 인플루언서의 공개 SNS 계정으로 직접 연락했더라면 사실관계는 쉽게 밝혀졌을 일이다. 그러나 어떤 기자도 연락하지 않았고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보도가 공중파를 통해 그대로 확산됐다.

결국 피해는 두 사람뿐 아니라 캄보디아에 거주하는 모든 한국 교민들에게 돌아왔다. 언론이 만들어낸 프레임은 “캄보디아=위험국가”, “교민=가담자 혹은 공범”이라는 낙인을 더욱 깊게 했고 현지에서 성실히 살아가는 다수의 교민들은 이유 없는 불신과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캄보디아 교민들은 “유튜브의 자극적 영상도 문제지만, 공영방송이 이런 식으로 사실을 비틀면 국민은 무엇을 믿어야 하느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재캄보디아 한인회 부회장이자 케이브엔터테인먼트 나윤정 대표는 “백 번 양보해 신문사나 종편이라면 몰라도 공중파 3사인 KBS·SBS·MBC까지 나서서 거짓 프레임을 퍼뜨린 것은 언론의 기본 책무를 저버린 행위”라며 “이건 단순한 오보가 아니라 타국에서 살아가는 교민들에게 두번, 세번 상처를 입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인회는 관련 보도에 대한 정정 및 썸네일 교체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