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칼럼] 용서에 이르는 다리

기사입력 : 2013년 06월 03일

서는 다리와 같이 부드럽고 친근하게 안락한 저편의 삶, 그 드넓은 곳으로 인도합니다. 그리하여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게 해주며, 예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내면의 삶을 경험하게 해줍니다. 인생이 기나긴 여정이라면 용서는 새로운 삶으로 가는 큰길입니다. 그리고 그 길 위에는 당신이 딛고 지나야 할 디딤돌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상실, 분노, 받아들임, 용서, 배움, 그리고 회복의 디딤돌입니다. 디딤돌 하나를 밟을 때마다 당신은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될 것입니다.

용서라고 하면 흔히 이타적이고 조건 없는 사랑의 한 방법, 망각하는 것, 혹은 한쪽 뺨을 맞고 다른 쪽 뺨을 내미는 행위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용서의 방법을 다르게 풀어나갑니다. 홀로코스트, 집단 학살, 테러 행위와 같은 사악한 일들을 목격한 우리에게는 이제 새로운 사고의 틀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사건을 망각하는 것도, 혹은 공격, 죄, 증오를 묵인하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망각은 그런 일들이 다시 일어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공격으로부터 받은 공포와 고통을 마음에 붙들어 둔다면, 그것 또한 삶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요? 그것은 끝없이 계속되는 디딤돌들을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디딤돌 하나를 밟을 때마다 지금까지 상실한 것들을 하나씩 찾게 될 것입니다. 더 큰 지혜와 이해심을 얻고, 삶의 의미와 목적을 더 깊이 느끼게 됩니다. 망각하기보다 경험한 사실을 받아들이며, 예전과 다르게 사는 방법을 배웁니다. 또한 공격을 받고 아파하면서도 선함과 사랑으로 충만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분노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더불어 묵인하지 않으면서 삶을 받아들이고, 움츠러든 내면의 빛을 회복하는 법을 발견합니다.

공격을 받으면 내면의 온전함에 금이 가고, 결국 상실감을 느끼게 됩니다. 신뢰, 안전, 혹은 믿음의 작은 부분과 경이로움을 느끼는 감각의 일부를 잃어버립니다. 또 고통 때문에 길을 잃고 삶의 의미와 목적조차도 잊어버려, 아픔을 겪을 때마다 내면의 빛은 어두워지거나 희미해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실감은 다시 분노를 낳습니다. 상처 받고 고통 받을 때 분노하는 것, 정의 없는 세상을 향해 분노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어떤 면에서 분노는 용서에 이르는 데 꼭 필요한 단계이기도 합니다. 분노하지 않고 사실을 부인하거나 억누름으로써 다시 같은 고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간이기에 당연히 느끼는 흔한 감정일지라도, 분노는 역시 위험천만한 감정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영혼을 갉아먹지 못하도록 그것을 다른 성격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누구나 병든 세상을 구하고 싶어 하고, 우리 삶 속의 유해한 존재가 전부 사라지기를 원합니다. 하나님을 찾는 행위 또한 자신과 세상을 고통으로부터 건져내는 투쟁 가운데 하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