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소액금융기관, 상각·압류 대신 금융구조조정 추세

기사입력 : 2024년 0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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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내 소액금융기관(MFI)들이 채권상각 및 부동산 압류 대신 금융구조조정을 선택하는 경우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캄보디아 소액금융협회(CM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에 MFI 채권의 약 4.1%가 금융구조조정 됐다. 이는 2022년 동기 채권상각률인 0.8% 대비 매우 높은 수치로, 코로나19 사태와 국제 경기침체 및 기타 거시경제 요인의 영향을 고려하여 대출자에게 더 많은 유예 기간을 부여하기로 한 캄보디아 중앙은행(NBC) 정책의 일환이다.

관광업 분야 등의 경기 회복 가능성을 감안하여 NBC는 지난해 MFI에 호텔업, 식음료, 관광업 등의 분야에서 활동하는 중소기업의 대출을 재구조화하도록 지시했다. 이로써 시엠립 주와 프놈펜과 같은 특정 지역에서는 주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많은 중소기업이 대출 상환을 유예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정책 덕분에 MFI의 대출 상환율 또한 증가하고 있다. 리서치 회사인 M-CRIL이 CMA와 공동으로 실시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소액금융 대출자의 약 4분의 1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3262가구 중 약 198가구(전체 표본의 6%)가 대출금 상환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과도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대출 채무 불이행 비율은 훨씬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산제이 신하 M-CRLL 전무이사는 현지언론인 크메르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 기간 동안 대출부담의 증가로 대출자의 약 6%가 토지를 매각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가 회복되면서 2023년 3월부터 8월까지 0.5%에 불과했다”라고 밝혔다.

2023년 MFI는 대출자에게 대출 상환에 더 많은 유연성을 제공하려고 노력했다. 대출은 고객의 개별적인 필요에 맞게 재구조화됐다. 이러한 재구조화로 대출자는 원금이 아닌 대출에 대한 이자만 갚게 됐다. 대출자의 경제적 상황이 개선된 후에야 원금 상환이 이루어졌다. 또한 지방 중소기업의 재무 상태에 대한 지식 공유가 확대되고 투명성이 높아졌다.

한편 M-CRIL과 CMA는 고령의 대출자가 예측 불가능한 계기로 큰 대출 부담을 안게 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어려움에 처한 대출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주 대출 기관과 협력하여 대출자가 직면한 문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독립적인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지역 치안기관이나 법원이 아닌, 이러한 기관에서 1차적으로 채무자를 지원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