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집들이에 세제랑 휴지 사가지는 않죠? <캄보디아 집들이 문화 파헤치기>

기사입력 : 2019년 09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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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의 집들이 행사 풍경

집들이라 하면 우리는 일반적으로 친구들을 새집에 불러 모아 같이 식사를 하고 선물을 주고 받는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그렇다면 캄보디아의 집들이는 어떤 모습일까? 캄보디아 집들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최근 캄보디아 사람들은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다. 특히 그들은 집을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그들은 현재의 배부름보다 미래의 안정을 위해 집을 사고 땅을 산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사람들은 새 집에서의 새 출발을 기념하기 위해 친인척과 친구, 지인들을 불러 집들이를 한다.

파티를 좋아하는 민족인 캄보디아 사람들은 집을 사면 ‘삐티 라응 프떼아’ 혹은 ‘삐티 라응 께하탄 트마이’라는 집들이 파티를 한다. 집들이는 보통 하루 꼬박 하는데 오전 행사와 저녁 행사로 나눌 수 있다. 오전에는 집 주인이 절에 가서 스님들을 집에 모셔 온다. 새 집에 온 스님들은 평안을 기원하는 불경을 외운다. 집주인은 돈이나 여러 가지 음식들을 준비해 스님들에게 드린다. 오전 행사에는 손님들을 초대하지 않고 가족들만 모여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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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집들이 축하 파티에 빼놓을 수 없는 축하 공연 순서. 집들이 파티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약 3시간 가량 보통 2-3팀이 번갈아 가면서 공연을 펼친다.

 오전 행사가 끝나면 가족들은 분주히 움직이며 저녁에 있을 파티 준비를 한다. 저녁에는 결혼식처럼 집 앞에 천막을 치고 한다. 또한 파티인 만큼 음악이 절대 빠지지 않는다. 밴드와 가수를 초대하고 무용수들을 초대하여 무대를 꾸미고, 손님들을 맞이한다. 손님들은 화려한 전통 옷이나 드레스를 입어 한껏 멋을 내고 파티에 참석한다. 외국인 손님의 경우 전통 옷을 입어도 되고 정장이나 좀 화려하고 격식을 차린 옷을 입는 것이 좋다.

파티장에는 캄보디아의 결혼식처럼 여러 원형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고 손님들은 일행과 함께 앉는다. 보통 한 테이블에 열명이 앉는데 인원이 다 차야 요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만약 일행이 많지 않다면 재빠르게 자리를 스캔하고 사람 많은 곳에 앉아야 음식을 빨리 먹을 수 있다. 요리는 보통 6~8가지가 나오는데 안주부터 마지막 디저트까지 다양한 음식들이 순차적으로 나온다. 손님들은 음식을 먹고 집주인과 인사를 나누면서 집 구경을 한다. 하지만 무턱대고 방 문을 열면 무례한 손님이 될 수 있으니 꼭 집주인과 함께 다니며 구경해야 한다.

집 구경을 어느 정도 했으면 아마 집주인 기다리고 기다리던 집들이 하이라이트인 축의금을 전달할 타이밍이 온다. 집들이에 참석한 손님들은 축의금이나 선물을 준비해 가야 하는데 선물은 그릇 세트나 커피잔 세트가 적당하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money가 최고라 하지 않는가? 요즘 추세는 축의금이다. 축의금은 초대장과 동봉된 봉투에 넣어 집주인에게 축하인사와 함께 건네주면 된다. 금액은 집주인과의 관계와 상관이 있겠지만 외국인이라면 최소 30불이어야 서로 맘 상하지 않을 것이다.

배불리 음식도 먹고 축의금도 전달했으면 일찍 집에 가도 좋고, 남아서 파티를 즐겨도 된다. 식사가 마무리 될 때쯤 음악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전통음악부터 EDM까지 다양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춤을 추고 싶은 손님들은 하나 둘 무대 앞으로 나가 춤을 춘다. 평소에는 조용한 성격인 캄보디아 사람들이지만 음악이 있다면 들썩거리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집들이 파티는 보통 밤 11시에는 마무리 된다. 손님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집주인은 뒷정리를 하면 집들이는 끝이 난다.

캄보디아에는 결혼식, 돌잔치 등 여러 가지 파티가 있는데 그 중 가장 가벼운 마음으로 갈 수 있는 곳이 집들이다. 집들이에 초대 받았다면 부담 갖지 말고 축하하는 따뜻한 마음, 두둑한 봉투와 허기진 배를 가지고 가자./글:강예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