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heers] 내 마음의 외딴 곳

기사입력 : 2017년 12월 19일

진정 사랑하면 단순한 뜨거움이 생깁니다. 복잡한 것을 싫어합니다. 영적 갈망이 저절로 생겨날 수 있는 사랑의 단순함. 제가 구하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저의 기도는 오늘도“저의 주님, 저의 하나님”으로 시작됩니다. 더 이상 긴 말이 필요치 않다고 생각됩니다. 기쁠 때도 슬플 때도 불안과 의심이 밀려와 당황할 때도 당신께서 베푸신 은총에 감사 가득한 노래를 부르고 싶을 때도 그저 “저의 주님, 저의 하나님.” 이라고 나직이 외우며 하늘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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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 이름을 부르고 대답하는 그 삶이 침묵을 통해서 신뢰가 깊어가는 것. 그래서 서로를 더 깊이 알아가는 것. 서로의 눈빛과 음성과 마음을 아는 것. 저도 제가 사귀는 이들의 마음을 잘 알아듣게 하소서, 주님의 집에 마음으로 머물지 못하고‘낯선 손님’으로 살지 않도록 깨어 있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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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하고 실행하지 않은 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자주 잊고 삽니다. 좋은 말이나 좋은 글을 발견하면 자기 자신과 연관하기 보다는 남에게 인용하여 가를칠 생각이나 먼저 하는 저의 오만함을 용서하소서.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의 외딴 곳을 찾아갑니다. 외딴 곳에서 조용히 내면을 들여다 보면 재충전의 시간을 지니려고 노력합니다. 저의 외딴 곳은 곧 사랑하는 당신이 계신 곳이지요
/ 이해인 수녀의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