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heers] 사랑

기사입력 : 2017년 02월 21일

그대는 내 슬픈 운명의 기쁨
내가 기도할 수 없을 때 기도하는 기도
내 연혼이 가난할 때 부르는 노래
모든 시인들이 죽은 뒤에 다시 쓰는 시
모든 애인들이 끝끝내 지키는 깨끗한 눈물

오늘도 나는 그대를 사랑하는 날보다
원망하는 날이 더 많았나니
창 밖에 가난한 등불 하나 내어 걸고
기다림 때문에 그대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그대를 기다리나니

그대는 결국 침묵을 깨뜨리는 침묵
아무리 걸어가도 끝없는 새벽길
새벽 달빛 위에 앉아 있던 겨울산
작은 나뭇가지 위에 잠들던 바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던 사막의 마지막 별빛
언젠가는 내 가슴속 봄날에 피었던 흰 냉이꽃
- 정호승 시인의‘사랑’-

* 뭔가 아쉬운 것을 남겨둬라. 완전히 행복하면 불행해지기 쉬우므로. 육체는 숨을 쉬고 정신은 노력해야 한다. 모든 것을 가지면 실망이 오고 만족하지 못한다. 우리의 오성에게는 뭔가 알고 싶은 것이 아직 남아 있어야 한다. 그래야 호기심이 일고 희망이 되살아날 수 있다. 칭찬할 때에도 완전한 만족을 주지않는 것이 수완이다. 더 이상 원할 것이 없으면 모든 것이 두려워 진다. 이 얼마나 불행한 행운인가! 소망이 그치는 곳에서 바로 두려움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