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우칼럼] 해외 취업 열망

기사입력 : 2014년 07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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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를 배우러 오는 학생이 최근에 부쩍 늘었다. 대부분 한국에 취업해 가기 위한 젊은이들인데, 시골에서 올라오는 학생들이 많다. 한 마을에서 여러 명이 동시에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 공부를 하러 오는 학생 중에는 부모가 직접 데리고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다 큰 자식을 부모가 데리고 오는 것이 좀 이상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자식을 한국에 보내고 싶어 하는 부모의 간절한 열망을 알게 되면 수긍이 간다. 학생의 진로 상담을 하고 교육 시설과 기숙사 등을 꼼꼼히 둘러본 다음 등록금을 내고 내려간다.

지난 몇 년간 캄보디아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서 1년에 만 명 가까운 캄보디아 노동자가 한국에 들어갔다. 베트남 근로자의 한국행이 일시적으로 중지되면서 캄보디아 노동자 취업이 늘어난 요인도 있지만 캄보디아 노동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측면도 있다. 그런데, 베트남 노동자들의 한국행이 재개되어 한국 취업 캄보디아 노동자 수요가 조금 줄 것으로 전망된다. 취업 예상 인원을 기준으로 기초 한국어 능력 시험의 합격자를 내기 때문에 해가 갈수록 시험 합격이 어려워지고 있는데 금년에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 사람이 한국에 취업해 들어간다는 것은 곧 ‘경제적 성공’을 의미한다. 마땅한 일자리도 별로 없지만 취업을 한다 해도 대학 졸업자가 150달러를 받기 어려운 캄보디아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한국에서 받게 되는 보수가 캄보디아에서 받을 수 있는 봉급의 열 배가 내외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에 취업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초임은 한국의 최저 임금 수준(월 105만 원 내외)에서 결정된다. 그렇지만, 여기에 초과 근무 수당이나 휴일 근무 수당 등이 추가되어 근로자가 받는 급료는 보통 130~170만 원쯤 된다. 한 달에 1,000달러 이상을 집으로 송금하는 근로자도 꽤 많다.

한국에 들어가는 노동자가 출발하는 날만 되면 프놈펜 국제공항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노동자의 가족과 친지들이 몰려들어 출국장 앞 일대가 인산인해를 이룬다. 대부분 캄보디아 전국 곳곳에서 올라온 사람들이다. 일터로 떠나는 노동자들의 흥분된 얼굴과 가족과 친지들의 밝은 표정에서 한국행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얼마나 큰지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 이런 광경을 마주칠 때마다 한국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던 중동 붐이 일 때 우리도 이와 같은 풍경을 연출했던 기억이 있어 아련함과 뿌듯함이 교차하곤 한다.

자국에 일자가가 부족하기 때문에 많은 캄보디아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외국으로 나간다. 한국뿐만 아니라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이 주요 대상국이다. 이들 동남아시아 국가로 나가는 근로자 대부분은 가사 도우미나 중소기업의 잡급직에 종사하기 때문에 급료가 월 150~300 달러 수준이다. 한국 취업 근로자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 중에는 브로커에게 거액의 돈을 주고 나가거나 불법 취업자가 많아서 임금을 착취당하거나 인권 침해에 노출되는 등 문제가 많다고 한다.

요즘 캄보디아의 가장 큰 뉴스거리는 태국에서 추방당하고 있는 캄보디아 근로자 문제다. 태국 정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자국 내 불법 체류자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태국에 일자리를 갖고 있던 수십 만 명의 캄보디아인들이 태국 인접 국경을 통해 계속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그 중에는 당장 기거할 방 한 칸 없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정부의 뾰족한 대책도 없고 마땅한 일자리도 없고…딱한 노릇이다. / 한강우 한국어전문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