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칼럼] 위대한 엄마의 조건

기사입력 : 2014년 06월 23일

부부 간의 갈등으로 팽팽한 접전이 오가는 가운데 혹시 남편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는가?“내가 아이 때문에 참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내는 다르다. 종종, 아니 거의대부분 아이 때문에 참는다. 이혼을 결심한 주부가 망설이게 되는 결정적 계기도 아이가 받을 상처 혹은 아이의 양육 문제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아이가 소중하다면, 아이가 내 남편보다는 나은 사람으로 자라나기를 원한다면 아내는 더 이상 아이 때문에 참아서는 안 된다.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라 바로 내 자식을 위해서 말이다. 남편을 대신해서 아이에게‘올인’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아이에게 아버지를 되찾아 주기 위해서라도 아내는 남편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정말로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아이를 위한다면 아이에게 반쪽짜리 가정이 아닌 온전한 하나의 가정을 마련해주자.

언제까지나 부부 두 사람만이 결혼 생활을 꾸려간다면 부부 간에 어떠한 불협화음이 오고 가든지 간에 두 사람만의 타협으로 해결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부부 사이에 아이가 생기면 상황은 달라진다. 새 생명이 탄생하는 순간 결혼 생활의 행복은 더욱 깊고 풍부해지지만 가정을 움직이는 시스템은 훨씬 더 복잡한 체계로 변모하게 된다.

위대한 엄마가 되고자 하는 당신이라면 한때 연애 감정만으로도 충만했던 남자가 아니라 한 아이의 아버지이며 힘을 합쳐 가정을 유지하는 관리자의 한 사람으로서 남편을 바라보는 위대한 눈을 길러야 한다.

사람은 좀처럼 변하기 힘든 동물이다. 그래서 부부가 서로에게‘나를 사랑한다면 당신이 이만큼은 변해 달라’고 요구할 때, 그리고 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 부부 싸움이 빈번히 발생하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포기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내는 변하지 않는 남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아내 스스로 남편에게 원하는 변화가 되기 위해 남편을 큰아들로 생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제 아이에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남편을 큰 아들로 생각하기로 했으니 아이에게도 아버지를 큰형쯤으로 생각하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을까. 결국 아내가 남편의 ‘아버지라는 존재로서의 위엄’을 활용해 아이에게 아버지의 존재감을 심어주는 노력까지 하는 수밖에 없다. 당신이 원하건 원하지 않았건 아이에게 아버지의 존재와 영향력을 2% 이하의 미미한 것으로 떨어뜨리는 것도, 그것을 200% 이상 활용하는 것도 당신에게 달려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위대한 엄마의 조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