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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태국, 맹목적인 민족주의를 벗어야
▲2025년 3월 26일, 우더미언쩨어주 캄보디아-태국 국경에 위치한 프라삿 따 므안 톰 사원에서 경계 근무 중인 캄보디아 군인(오른쪽)과 사원을 방문한 승려와 관광객들.
지난달 시작된 캄보디아와 태국의 국경분쟁이 양국의 긴장과 반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오랜 역사를 같이하며 문화와 유산을 공유한 캄보디아와 태국은 식민지 시대와 맹목적인 민족주의가 겹쳐 어색한 적대감이 형성되었다. 하지만 애국이란 이름 뒤에서 서로를 향한 날 선 감정을 가는 것이 진정으로 조국을 위한 것일지 고민하는 이들도 있다.
파라곤 국제 대학교의 국제관계학 뎃 속우덤 교수는 캄보디아와 태국의 화합과 분쟁이 공존하는 관계는 1950년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와 태국은 시대와 정부가 뒤바뀔 때마다 오랜 민족주의 감정을 들쑤셔 이웃 국가와의 갈등을 조장해 내부의 지지세력을 얻고, 동시에 바깥으로는 정치적, 경제적 협력을 통해 국가 안정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쓰곤 했다.
“1950-2020 캄보디아-태국 외교 관계”의 저자인 속우덤 교수는 이번 국경분쟁도 이러한 궤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태국 내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의 여파가 캄보디아에 닿은 것”이라며, 파벌 정치와 군부의 견제를 받지 않는 세력이 또 다른 쿠데타를 일으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현 국경분쟁 사안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캄보디아와 태국의 국경분쟁은 고질적인 문제이다. 캄보디아와 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와의 접경 지역도 사실 마찬가지이다. 중요한 것은 이 문제를 어떻게 슬기롭게 풀어가는가이다.
태국과 캄보디아를 오가며 일하는 캄보디아인 콤 찬레악스마이는 “캄보디아와 태국은 다름보다 닮음이 더 짙은 형제 같은 관계”로, 서로를 이해하는 것만이 평화를 유지할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닮음이 갈등의 원인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서로를 도둑이라고 부르는 것을 멈추고, 양국이 깊이 하나로 이어진 뿌리를 보호하고 사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태국에서 유학 중인 유억 멩롱은 그의 태국 유학 생활에 대해 나눴다. 그는 태국에서 자신이 눈에 보이지 않는 국경선 너머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배척당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캄보디아나 태국 모두 갈등을 조장하는 ‘일부’ 사람들의 말에 흔들리지 말고, 나는 ‘선’, 눈에 보이지 않는 상대방은 ‘악’이라고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가 이러한 갈등을 부추기지 않아야 한다고도 말했다.
캄보디아에서 오랜 기간 일한 태국인 수라찻 마니퐁은 국경분쟁 같은 케케묵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존재에 감사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의 국경은 식민지 시대에 외부 세력에 의해 그어진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 협상과 더불어 국민의 마음을 다독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수라찻은 “눈앞의 이득을 위해 오랜 우정과 평화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캄보디아에서 거주 중인 태국인 수차넌은 태국과 캄보디아의 깊은 문화적 고리를 언급했다. 성격, 요리, 문화 모두 그녀의 조국에서 느꼈던 것과 아주 비슷하다. 그녀는 온라인상에서 보이는 서로를 향한 악담은 양국 국민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이 지속되면 다음 세대는 이 미운 감정을 이어갈 것이라며, 지금은 서로를 향한 반감을 키울 때가 아닌, 평화롭게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디지털 시대에 자신이 가진 정보만이 진짜라고 믿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이번 국경분쟁 문제로 휴대전화 액정 너머에서 전쟁과 폭력을 외치고 있는 이들은 자신이 내뱉는 발언의 무게를 인지하고 있을지 의문이다.
캄보디아와 태국의 갈등은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유럽연합과 같은 예시를 보며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 속우덤 교수는 아세안 국가들도 공동 역사를 공부하고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고, 국가 정체성, 독립성을 확고히 해 과거를 딛고 일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린 학생들의 교육과정에 이러한 내용을 담고, 국가 간의 교환학생 프로그램, 관광 연계, 예술 협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