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역사탐방] 우유바다 젓기

기사입력 : 2014년 06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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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왓 3번째 회랑 동쪽 벽면에 부조되어 있는 우유바다 젓기 혹은 한자로는 유해교반은 장생불사의 명약 ‘암리타’를 얻기 위한 신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아수라와의 싸움에서 패배하여 무력해진 신들은 아수라의 왕 발리에게 휴전을 요청하고 장생불사의 약 암리타를 얻는데 협력하면 그 약을 분배해 주겠다고 약속한다.

암리타란 불사의 의미를 갖는 단어로서 무한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영약이다. 암리타는 라마야나, 마하바라타에서 신들이 마시는 소마주의 별명이다. 이 음료를 마시면 의식에서 해방되어 신과 정신적인 교환이 가능하며 병을 치유할 수 있다.

신들이 만약 장생불사의 약을 얻게 되면 아수라쪽에서는 선에게 패배하게 될 것이며, 만약 아수라가 그 약을 얻게 되면 신의 의도 또한 실패하게 될 것이다. 우유바다 젓기의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모든 세계가 활력을 상실하고 도덕이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이 틈을 타서 아수라(신들에게 대항하는 종족)들이 쇠약해진 신들을 대상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괴롭히기 시작했다. 아수라와의 싸움에서 패배한 신들은 브라흐마신에게 찾아가 그의 보호를 요청했다. 브라흐마는 창조자이자 보호자이며 또한 파괴자인 ‘비쉬누’ 신에게 도움을 얻자고 조언하며, 비틀거리는 신들을 이끌고 우유바다 북쪽 비슈누 신의 궁궐로 갔다. 비슈누신이 브라흐마를 비롯한 여러 신들 앞에 나타나자 모든 신들이 기원했다.

“우리들의 힘을 회복하기 위해, 커다란 우유바다에 강력한 약초를 넣고 만다라산을 우유바다 젓기의 중심축으로 ‘바수키’ (우유바다 젓기에 활용된 성스러운 뱀)를 로프로 삼아 대양을 젓고 그것에서 나오는 생명의 약 ‘암리타’를 얻어야 합니다. 또한 이를 위해 아수라들의 협조도 구해야 합니다.”

신들은 암리타를 얻기 위해 아수라의 왕 발리에게 휴전을 요청하고 만약 장생불사의 약 암리타를 얻게 되면 나눠가질 것을 약속했다. 이 불로불사의 약을 먹게 되면 아수라도 손해 볼 것은 없었기 때문에 약을 만들기 위해 서로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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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과 아수라들은 우유바다를 휘젓기 위해 중심축과 끈이 필요했다. 중심축으로 만다라산을 뽑아와 축으로 삼고 튼튼한 로프 역할은 위대한 용 ‘바수키’에게 맡겼다. 비쉬누신 자신은 거북이 ‘쿠르마‘가 되어 회전하는 중심축을 바다 밑에서 떠받치고 88명의 신들은 바수키 용의 꼬리 쪽에서, 92명의 아수라들은 머리 쪽에서 우유바다를 밀고 당겨 회전시키기 시작했다. 이들은 강력한 효능을 가진 약초를 우유바다에 집어넣고 천 년 동안이나 휘저었다.

마침내 장생불사의 영약인 암리타가 만들어지고, 아수라들은 그 암리타를 가지고 도망친다. 아수라를 쫓아간 비쉬누신은 아름다운 압사라의 모습으로 변장하여 아수라들을 유혹하고 아수라들이 서로 압사라를 차지하기위해 다투는 동안 암리타를 되찾아 신들에게 가져와서 원하는 만큼 마실 수 있게 해주었다. 암리타를 마시고 원기를 회복한 신들은 전투를 벌여 승리하고 아수라들은 지옥으로 추방된다. 세상은 환희로 가득차고 태양도 다시 빛을 내기 시작하였다. / 글 : 박근태(왕립프놈펜대학 크메르어문학과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