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온라인 스캠단지 모두 사라져”…전문가들은 “검증 필요”

기사입력 : 2026년 08월 29일

CAMBODIA-CHINA-CRIME▲캄보디아 내 온라인 스캠 범죄 혐의로 체포된 중국인들(자료사진)

캄보디아 정부가 자국 내 대규모 온라인 스캠단지가 모두 사라졌다고 공식 주장했다. 다만 국제 인권단체와 전문가들은 범죄조직의 구조와 배후 세력까지 해체됐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온라인 사기 대응을 담당하는 차이 시나릿(Chhay Sinarith) 캄보디아 선임장관은 지난 27일 외교단을 대상으로 한 회의에서 “대규모 스캠 활동은 완전히 통제됐으며 현재 국내에 온라인 스캠단지는 남아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범죄조직이 게스트하우스와 콘도미니엄, 임대주택, 차량, 커피숍 등으로 흩어져 소규모 형태로 활동하는 사례는 남아 있으며 당국이 이들에 대한 단속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이 시나릿 장관에 따르면 캄보디아 당국은 2025년 7월 이후 온라인 사기 연루가 의심되는 793개 장소를 조사했으며 이 가운데 624곳을 단속해 39개 국적의 용의자 약 3만 명을 구금했다.

캄보디아를 비롯해 라오스, 필리핀, 미얀마-태국 접경지역 등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규모 온라인 사기단지가 급증했다. 이들 조직은 주로 중국계 범죄조직이 운영해왔으며 인신매매 피해자를 포함한 수만 명의 노동자가 감금과 폭력에 노출된 채 온라인 사기에 동원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제사회에서는 캄보디아 정부의 발표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국제앰네스티의 몬세 페레르 아시아·태평양 공동지역국장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스캠 산업이 캄보디아 내에 깊게 뿌리내려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산업이 사실상 제거됐다는 주장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기적인 성공 여부는 단순히 몇 개의 단지가 폐쇄됐는지가 아니라 책임자들이 실제로 수사와 기소를 받고 다시 범죄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차단됐는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동남아시아 초국경 범죄를 연구하는 제이콥 심스 하버드대 방문연구원도 올해 국제사회의 압박으로 과거 캄보디아 스캠 산업의 상징이었던 대형 단지들이 상당한 타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독립적인 검증 없이 ‘근절’을 선언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며 “눈에 보이는 대형 시설의 해체와 범죄 네트워크 자체의 해체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캄보디아 정부의 ‘스캠단지 완전 근절’ 주장을 독립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취재진은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캄보디아 내 폐쇄되거나 당국이 압수한 스캠시설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대규모 온라인 금융사기와 노동자 학대 정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