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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이 끝은 아니에요”…스롱 피아비가 당구와 봉사에서 찾은 삶의 의미
뉴스브리핑캄보디아 인터뷰서 선수 생활의 고통과 조국을 향한 꿈 털어놔
▲캄보디아 당구여제 스롱 피아비 선수
최근 LPBA 통산 10번째 우승을 거둔 스롱 피아비와 뉴스브리핑캄보디아가 만났다. 스롱 피아비는 트로피의 기쁨과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혼자 견뎌야 했던 시간, 앞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했다.
캄보디아 출신 ‘당구여제’ 피아비는 지난 6월 10일 하이원리조트 L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김가영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그는 우승을 모든 노력의 결승점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뉴스브리핑캄보디아와의 인터뷰에서 피아비는 “우승한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화려한 기록 뒤에 가려졌던 불안과 눈물, 봉사가 자신에게 준 힘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피아비는 당구를 통해 가장 크게 배운 것이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경기 중 마음을 제대로 다잡지 못하고 불안감에 흔들렸던 시기에는 집중력이 떨어지고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외부 활동과 사람들과의 만남을 줄이고 오랜 시간을 혼자 연습하며 보냈다.
“시합에서는 생각한 뒤에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당구가 제 몸에서 자동적으로 나와야 해요. 그렇게 될 때까지 계속 반복해서 연습해야 합니다.”
당구 기술을 익히는 것만큼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일도 중요했다. 좋지 않은 결과나 주변의 반응 때문에 마음이 상하더라도 그 감정을 오래 끌고 가지 않고 다시 중심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아무도 없는 어두운 밤에 혼자 울었던 시간도 많았다. 우승만 하면 모든 어려움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정상에 오른 뒤에는 우승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책임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스롱 피아비 선수가 프로선수가 되기까지의 힘겨웠던 시간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피아비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당구 연습만이 아니었다.
그는 피아비한캄사랑재단을 통해 캄보디아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으며 최근 대한정형외과의 지원을 받아 의료봉사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시합을 마친 뒤 곧바로 의료봉사를 준비해야 할 정도로 일정이 빠듯할 때도 있지만 피아비는 오히려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의 마음이 바로 서고 선수로서의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의료봉사가 제게 큰 힘이 됐어요. 흔들렸던 마음의 중심이 잡히고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사랑으로 한 생명을 살리는 일에 참여하고 한국에서 받은 수많은 사랑과 노력의 결실을 내 조국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합니다.”
피아비는 자신이 한국에서 받은 사랑을 자주 이야기했다. 당구선수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응원하고 힘을 보태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어려운 순간마다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에게 당구와 봉사는 서로 분리된 일이 아니다. 당구를 통해 얻은 관심과 성취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중요한 이유가 됐다.
▲스롱 피아비가 캄퐁톰주 오지 마을에서 한 아이의 머리를 감겨주고 있다. 사진=재외동포신문 박정연 재외기자
피아비는 과거 한 경기가 끝난 뒤 누군가로부터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저는 꿈이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자 주변 사람들은 피아비에게 “당신은 꿈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꿈을 만들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때 깨달았어요. 제가 누군가의 꿈을 만들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요. 아픈 사람을 도와주고 봉사하고 열심히 우승해서 그 힘으로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배웠어요.”
피아비는 독서를 좋아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철학책을 읽으며 삶의 의미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하고 있다. 순간적인 재미와 자극만을 좇기보다 상처받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의미와 힘을 전하고 싶어서다.
그는 특히 캄보디아의 젊은 세대가 순간적인 즐거움에만 이끌리거나 걱정과 두려움 때문에 도전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안타까워했다.
“캄보디아 사람들 중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희망 없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고 느껴요. 그런 사람들에게도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피아비가 선행과 봉사에 더욱 힘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말로만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행동을 통해 더 나은 방향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다.
오는 7월 5일부터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는 피아비는 다시 치열한 승부의 세계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가 바라보는 목표는 또 하나의 트로피에만 머물지 않는다.
한국에서 받은 사랑을 조국 캄보디아에 돌려주고 자신의 삶을 통해 누군가가 다시 꿈을 꾸게 하는 것. 피아비가 당구대 위에서 이어가는 진짜 승부는 어쩌면 우승컵보다 더 오래 남을 희망을 만드는 일인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