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 공략 나선 캄보디아… 아세안 트레이드 페어서 제품 홍보

기사입력 : 2025년 11월 18일

17_11_2025_a67▲ 분말 형태로 만든 캄보디아 쁘러혹이 한국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캄보디아의 고품질 농산물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면서 캄보디아가 올해 ‘아세안 트레이드 페어(ASEAN Trade Fair)’를 계기로 한국 시장 진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람회는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일산에서 열린 ‘아세안 위크 2025’의 주요 행사로 14일 진행됐으며 역내 70여 개 식품·음료 기업이 참가했다.

행사는 아세안-한국센터가 주최하며 아세안 중소기업들이 한국 바이어들과 연결되고 B2B·B2C 플랫폼을 통해 시장을 넓힐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윙 카이준 주한 아세안위원회 의장은 이번 박람회가 “아세안-한국 관계의 긍정적 진전”이라고 평가하며 아세안-한국 FTA 업그레이드를 위한 협상이 내년 초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양측은 지난해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이번 박람회는 그 약속을 반영하며 경제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 배경도 긍정적이다. 2024년 아세안-한국 교역 규모는 전년 대비 5.9% 증가해 2천억 달러를 넘어섰다. 한국과 아세안 회원국 간 교역만 놓고 보면 1,928억 달러에 달한다.

아세안 식음료 시장은 2028년까지 약 9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 분야는 역내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캄보디아는 캄폽 스푸 야자당, 캄폿 후추 등 지리적 표시(GI) 인증 상품과 해외 한인 커뮤니티를 겨냥한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전략적 홍보를 펼쳤다.

컨파이렐(Confirel) 무역마케팅 매니저 이어 찌아이헹은 자사가 야자당, 후추꽃 차, 그리고 국제 기준에 맞춰 개발한 분말 쁘러혹 등 200종이 넘는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분말 쁘러혹은 한국에서 일하거나 거주하는 캄보디아인들이 핵심 식재료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개발한 제품”이라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파트너를 찾고 분말 쁘러혹 수입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컨파이렐은 까다로운 수입 환경 속에서도 한국 시장에 이미 30개가 넘는 제품을 진출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는 “캄보디아 제품을 한국에 들여오는 과정은 어렵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며 점차 자리를 잡고 있다. 품질은 매우 뛰어나지만 포장 디자인과 생산 규모는 아직 보완이 필요하다. 그래도 방향은 확실히 앞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요 참가업체인 앙코르 익스포트는 한국을 캄보디아 후추 산업의 유망한 신규 시장으로 본다고 밝혔다. 반 릿티 앙코르 익스포트 총괄매니저는 캄보디아가 매년 1만7천~2만 톤의 후추를 수출하지만 국내 소비는 5%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캄보디아 후추의 약 80%는 베트남으로 수출되며 베트남이 이를 다시 가공해 세계 최대 공급국 중 하나로 재수출하는 구조다.

그는 “농업부의 지원 아래 후추 농가들은 한국을 포함한 새로운 시장 개척으로 물량과 부가가치를 높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후추, 백후추, 흑후추, 절임후추, 건조후추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어 해외 바이어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람회는 2024년 한-캄보디아 교역액이 7억6,200만 달러로 11.49% 상승한 가운데 열렸다. 이 중 캄보디아는 의류, 신발, 전자제품, 농산물, 의약품 등을 중심으로 2억8,800만 달러를 수출했으며 한국에서의 수입액은 4억7,400만 달러였다.

쩜 니물 상무부 장관은 기존 무역협정, 특히 한국-캄보디아 자유무역협정(CKFTA)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아세안-한국센터 김재신 사무총장은 개막식 연설에서 2014년 시작된 이 박람회가 “아세안 중소기업과 한국 소비자를 잇는 중요한 교량”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행사가 아세안 전체 GDP의 약 17%를 차지하는 식품·음료 분야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며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한국 소비자들이 아세안 음식의 다양성과 풍미를 새롭게 발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에게 이번 행사는 단순한 홍보를 넘어 한국이라는 아시아 최고 수준의 소비 시장에 접근하고 제품 경쟁력을 높이며 장기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한 중요한 발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