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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모국어를 지키는 길, 프놈펜한국국제학교에서 찾다 프놈펜한국국제학교 구양주 교장 인터뷰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일입니다. 그 시작은 모국어입니다.”
프놈펜한국국제학교 제3대 교장으로 부임한 구양주 교장은 뉴스브리핑캄보디아와의 인터뷰에서 ‘모국어의 힘’을 강조했다. 모국어는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 사고와 정체성의 기반이라는 것이다.
구 교장은 서울 대도초, 서이초, 자곡초 등 서울 시내 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와 교감으로 20년 이상 근무했으며 본동초 교장을 4년간 역임했다. 교육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 연구사, 서울시교육청 장학사, 싱가포르한국국제학교 교사 등 다양한 교육 행정과 해외 경험을 두루 갖춘 베테랑 교육자다. 그는 수십 년간의 공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캄보디아에서 새로운 교육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
교육자로서의 길, 그리고 캄보디아
구 교장은 서울시교육청에서 교육과정 관련 업무를 담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 교육 시스템의 체계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한국의 교육과정은 학년별, 교과별로 빠짐없이 설계되어 있어 교사 개인의 역량에 따라 내용이 크게 달라지는 일이 없습니다. 이런 정교한 시스템은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강점입니다.”
그는 이러한 교육적 기반을 해외에서도 실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프놈펜한국국제학교로 향하게 되었다.
동시에 이번 선택은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도전이자 나눔의 여정이었다.
“아이들이 다 장성하고 나니, 이제는 나 자신보다 조금 더 도움이 필요한 곳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놈펜한국국제학교는 지금도 성장 중인 학교이고, 실질적인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고 느꼈습니다.”
안정된 교육 행정의 길에서 벗어나 남들과 다른 길을 걷고자 하는 모험심도 있었다. “완성된 곳이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 기여하고 싶었습니다.”
자녀 교육에서 얻은 확신
해외 교육은 구 교장에게 낯선 일이 아니다. 두 자녀 모두 싱가포르한국국제학교에서 초등교육을 받았고 한국에서 중등 교육을 마친 후 미국 대학에 진학했다. 현재 두 자녀는 모두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글로벌 환경에서도 아이들이 흔들리지 않고 성장할 수 있었던 건 튼튼한 모국어 기반 덕분”이라고 말한다. 한국어를 중심으로 사고력과 표현력을 기른 것이 이후 영어와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프놈펜한국국제학교의 장점과 비전
구 교장은 학교의 가장 큰 강점으로 탄탄한 이사진과 우수한 교사진, 체계적인 시스템, 그리고 점차 확장되는 교육 콘텐츠를 꼽는다.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이사회는 교육 시설 확충과 학교 운영의 투명성을 든든히 뒷받치고 있다. 최근에는 과학실이 전면 재정비되었으며 세면대와 실험대 설치를 포함해 고등과정 개설을 고려한 한국식 과학실로 새롭게 갖춰졌다.
교사진의 구성도 학교의 자랑이다. 중등부 주요 과목(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교사들은 모두 한국 교육부 기준에 따라 전국 시도교육청 공고를 통해 경력과 자격을 철저히 검토한 뒤 선발되었다. 초등부 역시 정규 교원 자격을 갖춘 교사들로 한국에서 초빙되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의 학습 역량은 결국 교사의 전문성과 수업 품질에서 비롯됩니다. 저희는 교사 채용 과정에서부터 교육부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학교 운영도 청렴하고 투명하다. 회계와 행정은 한국 교육부 감사 체계를 따르며 행정실에도 한국에서 초빙한 행정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학부모님들께서 학교를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교육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교는 단단한 내실과 함께 미래를 향한 확장도 준비하고 있다. 캄보디아 국가대표 출신 지도자와 함께 정규 수업 및 방과후 수업으로 운영될 예정인 태권도 수업은 아이들이 한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내년부터는 디지털 및 코딩 교육도 본격 도입할 계획이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시대의 흐름에 맞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가기 위한 시도다.
프놈펜한국국제학교는 태국 등 인근 국가의 한국국제학교들과도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으며 7월 말에는 동남아시아 한국학교 교장단 회의에 참석해 타 학교 사례를 벤치마킹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우리 학교만의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도 다른 학교의 좋은 운영 사례를 참고해 학생 중심의 교육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싶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마주한 현실적 과제
프놈펜한국국제학교는 다양한 문화와 언어 배경을 지닌 학생들이 함께 배우는 공동체다. 그만큼 언어와 학습 수준의 격차, 교육 수요의 다양성은 학교가 꾸준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2학기부터 실시될 여러가지 행정적, 교육적 변화가 있다. 우선 가정통신문은 한국어와 크메르어로 동시에 발송될 예정이다. 다문화가정 학부모를 위한 고민이 엿보인다. 오랜 숙제인 영어 교육도 기초, 중급, 심화로 나뉘어 3단계 수준별 수업이 이루어진다. 중학교는 여름방학 중 1주일 특강을 통해 영문법과 독서 중심의 보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 학생들의 국어 실력 격차도 현실적인 과제다. 이를 위해 2학기부터는 한국 교육부의 방과후 수업 보조비를 지원받아 국어 보충 지도를 실시하려고 한다. 현실적인 문제를 파악한 뒤 맞춤형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교장실? 무서운 곳이 아니라 포근한 곳
프놈펜한국국제학교 학생들에게 교장실은 두려운 공간이 아니라 교장 선생님과 함께 그림책을 읽는 친근한 장소다. 매일 아침 등굣길에 밝은 미소로 아이들을 맞이하는 교장의 모습 덕분에 학생들에게 그는 멀게 느껴지지 않는 존재다.
구 교장은 직접 동화책을 쓰고 그리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학생들과의 소통에서도 그림책을 감정과 감성을 나누는 중요한 매개로 활용하고 있다.
“짧은 이야기와 한 장의 그림으로 아이들의 마음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위로도 되고 용기도 될 수 있어요.”
최근에는 캄보디아의 문화와 풍경, 사람들의 따뜻함을 담은 그림책을 준비하고 있다.
한 아이의 ‘나다움’을 지켜주는 학교
프놈펜한국국제학교의 비전은 ‘더불어 성장하는 글로벌 리더 행복교육’이다. 나다움·새로움·나눔·협력이라는 핵심 가치를 바탕에 두고 있다.
구 교장은 “결국 교육은 아이들이 자기다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타인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이 한국어로 자신의 뿌리를 확인하고 세계 속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며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랍니다. 프놈펜한국국제학교는 그런 교육을 실현해가는 공간입니다.”
프놈펜한국국제학교는 바로 그 ‘나다움’을 존중하고 키워주는 학교를 지향한다.
이어지는 글은 구양주 교장이 직접 기고한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