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원의 캄보디아를 위한 좋은 변화] 제13화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마을정수장(Good Water Supply) 이야기 2

기사입력 : 2023년 12월 19일

장동원 칼럼11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마을정수장(Good Water Supply) 이야기 2

다가오는 ‘본엄뚝’은 캄보디아의 3대 명절 중 하나인 ‘물축제’를 말한다. ‘본’은 ‘축제’, ‘엄’은 ‘노를 젓다’, ‘뚝’은 ‘배’ 라는 의미다. 물축제는 똔레쌉 호수의 물줄기가 바뀌는 것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라는 유래가 있다.

물줄기의 변화 덕분에 우기에는 풍부한 해산물을 제공받고 건기에는 비옥한 토양으로 변하게 된다. 그런데 똔레쌉 호수의 수질도 예전 같지는 않은 모양이다. 하지만 그곳에 거주하는 수상가옥 주민들은 예전부터 그래왔듯이 호수의 오염된 물을 사용하고 있다. 호수 외엔 뾰족한 수원이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주민들의 인식이 많이 개선되어 식수는 생수 혹은 세라믹 정수기 등을 통해 공급받는다.

지난 글에서 언급했듯이 캄보디아 국민들 중 25.8%만이 상수도가 연결된 집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 마저도 대부분 프놈펜과 지방의 몇몇 도시의 중심부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1970년의 과거와 2022년 현재가 공존하고 있는 이곳 캄보디아에서는 우리가 편리하게 접근하는 상수도가 대부분의 캄보디아 주민들에게는 당연한 혜택이 아니다. 특히 지방에는 상수도 외 다양한 형태로 생활용수를 수급하고 있는 주민들을 보게 된다. 사진과 같이 생활용수 저장을 위해 전통적으로 사용해오고 있는 것이 ‘삐응뜩’이다. 빗물 혹은 강이나 개울에서 떠온 물을 저장하는 것으로 우리의 큰 단지와 비슷한 모양을 갖추고 있다.

우기에는 빗물을 저장하면 되기에 큰 어려움은 없으나 건기가 되면 물을 길러와야 되는 수고스러움이 있다. 필자는 아파트 9층에 거주하고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있음에도 불구라고 구입한 물을 집에까지 옮기는 일이 여간 수고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물며 강이나 개울에서 물을 떠와야 할 경우는 어떻겠는가 그것도 매일. 직접 해본 사람들은 그 고되고 반복된 일의 힘듦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똔레쌉호수 주변의 수상가옥마을 지역에서는 건기에 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유일한 수원이 호수나 강인데 최근에 수질이 많이 오염되어 있는 것이 큰 문제이다. 대안이 없기 때문에 수상가옥마을 주민들은 늘 수인성질병에 노출되어 있으며 피부질환 환자들이 많다.

굿네이버스는 수상가옥마을 혹은 시골지역 주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한편 멀리서 물을 길러와야 되는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마을정수장의 또 다른 모델인 ‘Water Supply’를 지원하고 있다. ‘Water Station’은 식수를 공급하는 반면 ‘Water Supply’는 생활용수를 정수해서 공급하는 정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상수도배관과 같이 각 가정에 연결되어 있다. 굿네이버스가 활동하는 수상가옥마을 지역에는 이 두 모델이 모두 지원되고 있다.

이 두 정수장 모델 모두 마을주민들이 스스로 관리하고 운영하고 있으며 물을 공급받는 가정 들로부터 일정의 사용료를 받음으로써 운영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굿네이버스는 마을정수장이 잘 운영되고 있는지 기타 기술지원이 필요한지 계속해서 모니터링을 수행하고 있으며, 식수위원회로부터 생산량, 판매량, 매출 등의 주요 데이터를 매달 공유 받고 있다.

굿네이버스의 마을정수장 모델은 주민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사업으로써 수혜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으며, 취약계층 및 아동들의 보다 나은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장동원,  Jang Dongwon, Kenneth 굿네이버스 캄보디아 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