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놈펜 비즈니스 인사이트 : 캄보디아에는 뭐가 있는데요?] 16화 The Royal Group 이야기

기사입력 : 2021년 06월 25일

Phnom Penh Business Insight : The Royal Group 이야기

The Royal Group의 끗맹 회장 부부▲ The Royal Group의 끗맹 회장 부부

Infinity insurance, Wing, Cell Card, Wing, KFC… 캄보디아에 살면서 매일 보게 되거나 최소한 한번 즈음은 이용해 보셨을 기업들입니다. 특히 Wing 같은 경우는 캄보디아 생활에 깊숙이 스며들어 캄보디아 국민들의 금융 생활을 간편하게 만들 정도로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고 Cell Card는 Smart와 함께 무선 통신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이 모든 회사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바로 로열그룹 (The Royal Group)의 끗맹 (Kith Meng) 회장입니다.

 

# 캄보디아의 대표적인 재벌

캄보디아에서 최고의 재벌을 꼽으라면 아마 로열그룹의 끗맹 회장을 꼽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끗맹 회장의 이름을 들었던 때는 2015년에 여가수와 초호화 결혼식을 하면서 꼬픽 (다이아몬스 섬) 일대를 통제하고 연일 현지 언론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아, 이 나라 재벌들은 결혼식을 요란스럽게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제일 먼저 머리 속에 각인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캄보디아 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끗맹 회장은 그 이후 한-캄 경제포럼이나 고위층의 결혼식, 정부 행사 등에서 몇 번 더 만나면서 인사를 정식으로 나누게 되었습니다.

끗맹 회장은 캄보디아 내의 다른 부자 가문과 마찬가지로 1968년, 중국계 상인의 집안에서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킬링필드 당시 부모를 잃고 형제들과 함께 태국을 거쳐 호주로 넘어 갔습니다. 유년 생활의 대부분을 호주에서 보낸 끗맹은 1991년, 23살에 형제들과 함께 캄보디아로 돌아왔고 UNTAC (캄보디아 과도 통치기구)에서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UN을 대상으로 한 출장 요리 사업을 시작으로 캐논 복사기 대리점 사업 등으로 점차 사업을 넓혀 약 20년 만에 지금의 대기업 군을 일구어 캄보디아에서 대표적인 자수성가한 기업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끗맹 회장의 개인 집무실을 한번 가본 적이 있는데 젊었을 적의 여러 모습들을 사진으로 전시해 두어 다이나믹한 삶을 살아온 그의 발자취를 실감있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큰 형은 사망하였고 바로 손 윗 형제와 조카들이 일부 경영에 참여 또는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형을 제치고 로열그룹의 일궈냈다는 점에서 그의 영민함을 충분히 엿 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캄보디아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기업군 형성

로열그룹은 크게 9개의 사업군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금융,보험업’에서는 Infinity General Insurance, Cambodia Life Insurance, Wing Cambodia, Chailease Royal leasing, J Trust Royal Bank 등 화재보험, 생명보험, 모바일뱅킹, 리스업, 은행 등 금융 전 영역을 커버하고 있습니다. ‘물류, 여객업’에서는 Royal Cambodian Limousines, Royal Railway, Helicopters 등이 있는데 캄보디아의 철도 운영권을 30년간 보유하고 있는 점에 주목할 만합니다. ‘통신정보업’에는 유명한 Cell Card와 Ezecom을 보유하고 있어 무선 통신과 인터넷망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방송업’에서는 CTN 방송국을 보유하고 있고, ‘여객업’에서는 호텔캄보디아나와 KFC, 코콩섬의 리조트 개발 사업을 합니다. 그 외에 부동산 개발업, 비료유통업, 경비업 등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알려진 기업들만 총 19개에 이릅니다.

로열그룹에 속한 기업을 들여다보면 특이한 점은 외국 기업들과 합작이 많다는 점과 소속 자회사의 CEO는 서양 사람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이는 아무래도 끗맹 회장이 호주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고 국제기구에서 사회 초년 생활을 했다보니 글로벌 인재들과 업무하기 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그들의 지식과 경험, 선진국의 발전 트렌드를 캄보디아에 재빨리 도입한다는 비지니스 감각과도 연결시킬 수 있는 장점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 회사들과 합작으로 부동산 개발, 발전 사업 등에도 적극 확장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는 다소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2017년 우리나라의 이마트와 양해각서 (MOU)를 맺은 후 이마트 개점 협의를 하다가 양 측의 조건이 서로 맞지 않아 무산된 이후 눈에 띄일 정도의 협력 관계는 보이지가 않습니다.

 

# 막대한 야채 수입량과 스마트팜 투자에 대한 기회

약 20여년 만에 캄보디아의 최대 재벌이 되었지만 끗맹 회장에 대한 소문이 모두 좋은 편은 아닙니다. 위키리스크 미국 통신문에는 끗맹 회장을 ‘비교적 젊고 무자비한 폭력배’라고 지칭하며 훈센 총리의 비자금 관리자라고 적어 놨습니다. 특히 2019년에는 끗맹 회장의 형인 Kith Theang이 사장으로 있는 Rock Entertainment에서 광범위한 마약 유통 사건이 터지면서 체면을 구기기도 하였습니다. 형은 구속되었지만 캄보디아 내무부가 끗맹 회장은 이 사건에 연루되어 있지 않다는 발표를 내면서 이 논란에서 빠져나오기는 하였습니다. 하지만 재벌기업이 KTV와 나이트클럽 등 유흥 사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상식에는 다소 맞지 않기도 합니다.

이웃 국가들과의 전쟁, 내전 등 오랜 기간 나라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도박, 매춘, 마약, 인신매매 등이 광범위하게 발생했던 사회에서 이런 어두운 사업들을 통해 돈을 벌어온 재력가들이 많다는 점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어느 정도 사회 발전이 이루어지면 이러한 사업들은 모두 정리하고 사회 환원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임을 전제로, 이러한 점들로 인하여 한국 기업들이 협력을 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파트너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의 대기업들이 캄보디아에 진출할 경우 어느 정도 협력 파트너에 대한 건전성이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단순히 현지에서 가장 큰 대기업이다라는 점보다는 그 기업이 현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사회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는지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글 이창훈 현대아그로 법인장 겸 현대종합상사 캄보디아 법인장 한캄상공회의소(KOCHAM) 청년위원

글 이창훈

전 현대아그로 법인장
현대코퍼레이션그룹 사업개발담당
블로그 : cambizinsight.blogspo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