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모뷰] 프놈펜 사파리 월드

기사입력 : 2018년 06월 22일

713 사파리▲ 캄보디아의 상징 앙코르와트와 코끼리로 장식한 프놈펜 사파리 월드 입구 전경

 

쯔로이쩡바 지역에 위치한 “프놈펜 사파리월드”가 지난 4월 29일(일) 임시오픈을 거쳐 5월 28일(월) 정식 오픈을 했다. 프놈펜 도심에서 한 시간 내외면 도착 할 수 있는 프놈펜 사파리월드의 오픈소식은 갈 곳이 한정되어 있는 프놈펜, 특히 아이가 있는 가정에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캄보디아의 재벌 리용팟의 소유임을 증명하듯 넓은 주차장을 지나자 멋진 상아를 뽐내고 있는 두 개의 거대한 코끼리상이 입구에 서있었다. 코끼리상을 지나자 매표소 앞 광장에는 여의주를 문 황금빛용이 있는 분수대가 시선을 끌고 입구의 전체적인 모습은 캄보디아의 상징 앙코르와트의 모형으로 되어있다.

입구를 들어서면 직원이 동물원의 약도와 공연시간표가 적힌 안내도를 나눠준다. 한국의 동물원은 주로 동물들이 생활하는 것을 밖에서 보는 형태라면 이곳 프놈펜 사파리월드는 동물들의 쇼를 관람하는 것이 주인 형태이다. 앵무새쇼, 악어쇼, 오랑우탄쇼, 호랑이쇼. 이렇게 네 가지 쇼를 정해진 시간에 관람할 수 있으며 쇼 시간은 동물원의 사정에 따라 변동이 있다.

처음으로 관람한 쇼는 앵무새쇼였다. 화려한 색의 앵무새가 나와 덧셈을 하고, 자전거를 타고 관람객의 팔에 앉는 등의 묘기를 선보였다. 솔직히 웃음이 나오는 쇼는 앵무새쇼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후로 관람한 세 가지 쇼에서는 웃음보다는 안타까움과 탄식이 먼저 나왔다. 오랑우탄쇼에서는 각종 영화의상, 야한 비키니를 입고 오랑우탄들이 묘기를 부린다. 링 위에서 권투를 하기도 하고, 사육사와 호흡을 맞춰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하지만 공연의 끝자락에선 저질의 춤을 추며 관객들에게 팁을 요구한다. 아이들을 앞세워 오랑우탄에게 돈을 건네게 하는 부모들의 모습이 어쩐지 씁쓸하기도 했다. 이어 관람한 악어쇼는 악어 입을 벌리게 하고 머리는 넣다 빼는 너무나도 예상 가능한 행동이 다라고해도 과언은 아니다. 100kg가 훌쩍 넘는 악어를 뭍으로 올리기 위해 꼬리를 잡아끌고 뾰족한 꼬챙이로 옆구리를 찌르는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허나 캄보디아 관람객은 그 아슬아슬한 순간을 매우 즐거워하고, 몇몇 사람들은 그 뻔한 쇼로부터 주는 공포심에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관람한 호랑이쇼에서는 정말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할법한 불붙은 굴렁쇠를 통과하는 쇼를 보여준다. 맹수 호랑이가 사육사가 든 얇은 채찍에 놀라 뒷걸음 치고, 작디작은 발판에 올라가 두발로 서있는 모습을 보자니 마음이 먹먹하기까지 했다. 나는 동물애호가는 아니지만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얼마나 많은 매를 맞았으며 저 불붙은 굴렁쇠를 통과하기 위해 털이 얼마나 그을렸을까를 생각하니 생명의 무게에 대한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아직도 풀린 눈으로 입을 벌리고 개구호흡을 하고 있는 호랑이의 모습이 생각난다.

그늘막 설치된 통로로 볕을 피해 멋진 조경을 구경 할 수 있고 이동 중간 중간 직접 새를 만져 보거나 물고기에게 밥을 줄 수 있는 체험도 할 수 있으며, 오리배를 타는 등 다른 곳에서 경험할 수 없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정식오픈을 했음에도 임시로 지은 우리 안에 있던 기린의 모습이나, 동물원 한가운데서 우리 없이 나무에 매달려 있던 원숭이의 모습은 아직 더 보수할 것이 많게 보였다. 무엇보다 거대한 자금을 투자해 지은 프놈펜 사파리월드의 주요 자산인 동물들에 대한 케어부터 시급해 보였다. 몇 달하다 문 닫을게 아니라면 말이다. 저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고, 동물에 대한 인식이 다르기에 프놈펜 사파리월드를 추천도, 반대도 하지 않는 입장이다. 허나 아이와 함께 방문할 계획이라면 고민해보시길 바란다. 아이의 기억에 ‘맹수의 왕 호랑이’가 길고양이 보다 못하게 기억될 수 있으니 말이다./엄혜정

입장료 외국인 성인: 20불 외국인 어린이: 12불

제점수는요: ★★☆☆☆
1. 공연장이 많이 덥습니다. 부채나 휴대용선풍기 필수!
2. 안에 식당이 있지만 다양한 음식이 준비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현지식 바이 모안 3불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