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아동학대 심각해

기사입력 : 2015년 0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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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 어린이 대상 폭행은 매우 일상적인 일이다. 정부와 유니세프가 전국적으로 조사를 실시 한 후 지난 22일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캄보디아 인구 중 절반 이상이 18세 가 되기 전에 신체적 폭력을 당해봤다. 대부분의 경우 피해 아동은 가해자와 아는 사이인 것으로 밝혀졌고, 그 중 부모가 가장 흔한 아동학대의 가해자 인 것으로 조사됐다.

어린이를 대상으로한 감정적, 성적, 신체적 학대행위는 그동안 수많은 캄보디아 인들의 삶의 질과 건강을 비참하게 하는 만연한 요소였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이는 제대로 기록되거나 수량화 되어지지 않고 도처에 존재하는 문제로 남아있다.

이번에 실시한 ‘캄보디아어린이학대조사보고서’는 13~24세에 이르는 조사대상자 2,500명과의 인터뷰 자료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보고서로 캄보디아 내 아동학대에 대한 규모와 양태를 보여주고 있다. 캄보디아 기획부와 본 조사를 공동실시한 유니세프 캄보디아의 라나 플라워 지부장은 캄보디아에서 아동학대는 매우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지만 잘 가려져 있기에 보이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조사결과에 의하면 신체적 학대뿐만 아니라 1/4이상의 어린이들이 부모나 친척들로부터 심리적인 학대를 받고 있고, 전체 5%정도의 남/여 어린이들이 성적인 학대를 받고 있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또한 전체 피해자들의 2/3이상이 18살이 되기 이전에 이와 같은 학대를 연거푸 받아 왔다고 증언했다. UN아동대상범죄국 전문가인 마르타 산토스 파이스는 어린이들이 가장 안전하다고 느껴야할 집, 학교, 친척집에서 이와 같은 학대가 자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집에서 학대를 받아온 아이들의 대다수가 조사 이전에 학대 사실을 밝힌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성적인 학대의 경우 여성 중 반 이상이, 남성의 경우 2/3이상이 어느 누구에게도 학대 사실을 말해본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여성들의 경우 성적인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 ‘부적절’할 것에 대해 걱정을 했었다고 말했고, 남성들의 경우 어른들의 뒷얘기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식으로 이유를 설명했다.

보고서에서는 성적 학대, 또는 강간 등에 대한 부끄러움은 낙인찍히거나 가족 또는 공동체로부터 거부당할까 하는 두려움과 연결이 있는 걸로 파악됐다고 기록했다. 또한 병원에 갈 정도가 아닌 폭력에 대해서는 어른들이 책임지거나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고도 기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장기적인 보건문제의 결과는 엄청난 재정적인 부담으로 연결되는데, 캄보디아의 경우 2013년도 보건예산이 1억6100만달러로 전체 GDP의 1.06%를 차지하고 있다. UN의 마르타 산토스 파이스는 아동학대를 중단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가치를 창출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서는 아동 학대를 양육방식의 하나로 생각하거나 아동학대가 있어도 처벌받지 않는 인식의 전환을 촉구하고, 피해자들이 당당히 도움을 요청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멘 섬 안 부총리 겸 보건부장관은 12개 정부부처에 이번 조사 결과를 잘 인식하여 정책 입안에 활용하고, 효과적인 입법이 될 수 있도록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정인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