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우칼럼] 캄보디아어, 어떻게 배워야 하나?

기사입력 : 2014년 08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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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캄보디아어를 배우러 오는 한국인 학생이 부쩍 늘었다. 캄보디아에 들어오는 교민이 많이 늘어나서 그렇기도 하지만 여기서 생활을 하려면 반드시 말을 배워야 한다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가족 단위 이주자들이 많아서 온가족이 함께 학교에 나와 공부하는 경우도 꽤 있다. 처음으로 학교 문을 열고 캄보디아어 강좌를 시작했을 때에는 수강생 대부분이 중년 이상의 남자였었는데 요즘에는 청소년과 여성 학생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특히 중고등 학교나 대학에 진학하려는 젊은이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학교에 다니거나 직장 생활을 여기서 시작하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외국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현지인과의 의사소통은 필수적이다. 현지인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려 한다면 더더욱 현지어 습득이 중요하다.

처음 외국어를 배우는 데 한국인처럼 걱정을 많이 하는 사람들도 드물 것이다. 대부분 영어에 주눅이 들어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생각한다. 중고등학교 6년간 영어를 배우고도 간단한 대화 한 마디 못하는 것이 대부분의 한국인이다. 자국어 하나로 불편 없이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외국어를 배워야 하는 경우에 걱정이 앞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캄보디아어를 배우겠다면 영어 배우는 것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 짧은 기간에 쉽게 익힐 수 있는 말이 캄보디아어이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하루 한 시간씩 캄보디아어 기초 과정 3개월 정도를 마친 사람이라면 대부분 현지인들과의 간단한 일상 회화가 가능하다. 영어 2,3년 배운 것보다 낫다.

캄보디아어를 습득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현지 발음을 충실하게 익히려면 처음부터 현지인에게 배우는 것이 가장 좋다. 그렇지만 현지인이라 하더라도 교수법을 모르면 그를 통해 학습 효과를 올리기 어렵다. 한국인이라고 누구나 한국어 선생이 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표준 발음을 하는 능력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사람은 흔치 않다. 또 현지인에게 말을 배울 때에는 기간이 많이 걸린다. 생활 언어를 반복해서 외우는 방법으로 말을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문법과 문형의 원리를 이해하면서 생활에 꼭 필요한 표현만을 익히는 데는 캄보디아어 교수법을 터득한 한국인에게서 배우는 것이 더 좋다. 기본 원리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함께 일상생활에 유용한 말을 단기간에 익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캄보디아어는 다른 언어에 비해 문법과 문형이 비교적 단순하고 사용하는 어휘수가 매우 적다. 문법과 문형에 대한 원리를 알면 적은 단어만 가지고도 스스로 다양한 표현을 만들어 쓸 수 있다. 다른 언어에 비해 캄보디아어를 쉽게 배울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캄보디아어를 배울 때 학습자가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발음이다. 한국어와 발음 체계가 다르고 한국어에는 없는 발음이 있어서 그렇다. 캄보디아인에게 배우든 한국인에게 배우든 정확한 발음은 하루아침에 습득되지 않는다. 현지인들과 생활을 하면서 오랜 시간이 경과하면 자연히 해소되는 문제니까 처음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다.

캄보디아 문자는 상당히 어렵다. 한글은 1주일이면 거뜬히 뗄 수 있지만 캄보디아 문자는 3개월 정도는 열심히 배워야 겨우 익힐 수 있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문자를 배우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생활 언어를 좀 익히고 나서 문자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 벼락공부로는 큰 효과를 볼 수 없는 것이 언어다. 하루 한두 시간씩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