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우칼럼] 캄보디아 여성들의 멋 내기

기사입력 : 2011년 10월 10일

 

토요일이나 일요일 저녁에 밖에 나가면 곳곳에서 결혼식이 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집 앞의 큰 도로를 막아 커다란 천막을 치고 하객들이 모여서 음식을 먹으면서 결혼 축하연을 연다. 이런 결혼식에 가면 평소와는 달리 멋지게 차려 입은 캄보디아 여성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신부의 친구쯤 되는 아가씨들은 진하게 화장을 하고 멋진 드레스를 입고 나와 아름다움을 맘껏 뽐낸다. 중년 여성들 중에는 캄보디아 전통 의상을 한 사람도 더러 있지만 젊은 여성들은 서양 사람들의 연회복 차림이 많다. 오랫동안 프랑스의 지배를 받으면서 형성된 문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캄보디아 여성들은 옷차림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아가씨들은 청바지를 즐겨 입으며, 짧은 치마나 반바지 같은 것을 입은 사람은 아주 드물다. 상의도 소매가 있는 티셔츠나 긴 팔 옷을 주로 입는다. 한국에서 여름에 흔히 볼 수 있는 미니스커트나 짧은 반바지, 얇고 타이트한 상의를 걸친 여성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런 옷차림으로 거리를 오가는 사람은 대부분 외국 사람들이다. 한낮이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나라인데도 시원하게 몸을 드러내는 옷차림을 한 캄보디아 사람은 보기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이곳 사람들이 패션 감각이 떨어진다고 섣불리 결론지을 수 없는 어떤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캄보디아의 여성들은 화장을 별로 하지 않는다. 길거리에 나와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대부분 맨 얼굴이다. 캄보디아 여성이라고 남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을 텐데 그렇다. 땀을 많이 흘려야 하는 더운 날씨 때문에 화장을 잘 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몸에 장신구를 많이 하는 열대지방 사람들의 특징이 여기에서도 나타난다. 캄보디아 여성들은 귀고리나 목걸이, 반지, 팔찌 같은 장신구를 몸에 지니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것 같다. 보잘것없는 것을 펼쳐 놓고 파는 노점상 아줌마나 거리에서 구걸을 하는 중년 여인조차도 장신구로 치장한 사람이 많다.

한국의 여성들은 옷차림 이상으로 머리에 신경을 쓴다. 그래서 이발소는 찾기 어려워도 미용실은 골목골목에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그러나 캄보디아는 좀 다르다. 젊은 여성들의 헤어 스타일을 보면 십중팔구는 긴 생머리다. 머리를 뒤로 모아 고무줄이나 리본으로 묶어서 길게 늘어뜨리거나 머리핀을 꽂아서 고정을 하고 다닌다. 나이가 좀 든 여성들 중에는 머리를 뒤로 말아 올리거나 파마를 한 경우가 더러 있지만 한국처럼 여러 가지 색깔로 머리를 염색한 여성들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멋진 아가씨를 볼 수 있는 곳이 캄보디아다.

가장 현대적인 상가인 소리야백화점에는 여성들이 즐겨 찾는 가게들이 많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곳이 옷가게들인데 일반 시장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다. 청바지만 하더라도 일반 시장에서는 5,6달러면 살 수 있지만 여기서는 보통 15달러 이상 주어야 한다. 그런데도 청소년들이 많이 찾는다. 일반 시장과는 달리 그들의 취향에 맞는 옷들이 있기 때문이다. 또 이 상가에는 화장품이나 액세서리를 파는 가게도 많다. 역시 젊은 여성들이 주요 고객이다. 주말이면 많은 젊은이들이 소리야백화점으로 모여든다. 그 중에서 70% 이상이 여성들이다. 비록 지금은 물건을 구매하기보다는 아이 쇼핑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형편이지만, 새로운 패션 감각을 익히는 데 여성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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