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역사탐방] 앙코르 왓

기사입력 : 2014년 02월 26일

11186.01 Angkor Wat

왕도를 뜻하는 ‘앙코르’는 원래 같은 뜻을 가진 산스크리트어 ‘나가라’에서 파생된 것으로 노코르(nokor,노꼬) 옹코르(ongkor,옹꼬) 앙코르(angkor,엉꼬) 와 같이 음운변화를 일으켜 크메르어화 한 말이며 ‘왓’은 사원이라는 뜻이다. 나가라는 힌두신화에서 신들이 거주하는 우주의 중심 메루산을 지상에서 재현한 도시이며, 크메르인들 또한 성스러운 쿨렌산에서 돌을 실어다 날라‘신의 도시’를 지상에서 건설했는데 그것이 곧 ‘앙코르 왓’이다. 앙코르 와트 사원은 수리야바르만 2세(1113~1150)가 비쉬누신에게 바치기 위해 지은 사원이며 사후에는 그의 묘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앙코르 왓은 남북의 길이가 1.3km, 동서의 길이가 1.5km에 이르는 광대한 피라미드형 사원이며 개방형으로 건축되어 좌우 대칭미와 뛰어난 시각성을 자랑한다. 출입구가 서쪽을 향해있고 건축의 중심축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전개되어있는 것도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출입구가 서쪽을 향해 있는 것은 해가 지는 서쪽에 사후 세계가 있다는 힌두교 교리에 의한 것으로 왕의 사후세계를 위한 사원임을 짐작케하기도 한다. 앙코르 왓은 중앙에 있는 신전을 세 겹의 회랑이 감싸고 있으며, 회랑 바깥쪽에는 주벽을 만들고 그 외부에 저수지를 배치했다. 또 사원 안에 40m²의 작은 연못을 남쪽과 북쪽에 한 개씩 만들고, 주벽을 4.5m 높이로 쌓아올려 사원을 속세와 구분지었다. 저수지는 대양을 뜻하고, 중앙의 신전은 신왕의 권위를 상징한다. 앙코르 왓에는 사면에 출입문이 있는데 출입문은 주벽의 동, 남, 북에 각각 하나씩 있으며 정문인 서쪽에는 다섯 개나 된다. 서쪽 정문의 출입구 가운데 두 개는 코끼리 부대와 기마 부대가 출입할 수 있도록 군사용으로 활용되었으며, 나머지 세 개는 그 외 출입자들이 사용하였다.

 angkor wat

수리야바르만 2세에 의해 건축된 앙코르 왓은 비쉬누 신을 경외할 목적으로 세워진 사원으로 이 사원을 설계한 사람들은 건축기술보다도 힌두의 우주관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 때문에 힌두의 사제들은 힌두교에서 중시되는 숫자를 사원의 둘레, 건축의 중심점 등 건축 단위를 부분으로 나누고 이를 다시 전체로 통합하여 앙코르 왓에 반영시켰다. 서쪽의 입구와 중앙탑까지의 거리는 1728큐빗이며 이 축선에 연계되는 다른 3가지 거리의 수치는 각각 1296, 867, 439큐빗이다. 1큐빗은 공간적으로는 약0.4m이며, 시간적으로는 1000년을 축소한 것이다. 이와 같은 숫자는 힌두사상의 4개의 유가, 즉 4개의 우주의 주기로써 첫 번째가 172만8천년동안 지속된 황금시대로 크리타 유가를 상징하며, 그 다음의 세 개의 시대는 각각 129만6천(트레타 유가), 86만4천(드바파라 유가), 43만2천(칼리 유가)년을 지속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앙코르 왓은 신들의 시간을 공간적으로 반영한 것이며, 따라서 자연적으로 수리야바르만 자신의 역사적 공간을 신들의 세계와 연결시켜 왕은 곧 신이라는 데바라자 사상을 강조하려는 건축의도를 엿볼 수 있다. / 박근태(왕립프놈펜대학교 크메르어문학과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