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우칼럼] 작은 정성 큰 기쁨

기사입력 : 2014년 01월 15일

SAM_2725

SAM_2751

SAM_2737

SAM_2757

SAM_2791

지난 1월 4일 토요일, KLC 한국어전문학교 로비에서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점심 한 끼 나누기 봉사 활동’.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캄보디아 신규 봉사단원으로 들어와 현지적응교육을 받고 있는 5명의 봉사단원들이 생활이 어려운 캄보디아 학생들에게 점심을 내는 자리였다.

누룽지를 끓여 대충 아침식사를 때운 KOICA 단원들은 점심으로 제공할 음식을 김밥과 떡볶이로 정한 다음 역할을 나누어 준비에 들어갔다. 일부는 시장에 나가 식재료를 사 오고, 이것을 다듬고 손질해서 김밥 재료와 떡볶이 재료를 만들고, 일부는 참여하는 학생들을 위한 안내문을 붙이고…사전 준비가 끝나고 11시가 넘자 40여 명의 KLC 기숙사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단원들의 설명과 시연에 따라 남녀 학생들이 직접 김밥 만들기 대열에 참여했다. 비닐 위에 김을 놓고 밥을 퍼서 펼치고 각종 재료를 얹은 다음 김밥을 말고…학생들이 처음 해 보는 일이라 제재로 되지 않아 굵고 가늘고 옆구리가 터지는 등 이변이 속출했지만 그만큼 웃음과 탄성이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손길을 잡아 하나하나 가르쳐 주기도 하고, 잘못된 것을 친절하게 고쳐 주기도 하고, 김밥을 집어 학생의 입에 넣어 주며 서로 웃고 떠들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단원들이 누나 같고 형님 같고 선생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어 공부를 위해 시골에서 올라와 기숙사에 살면서 하루 1달러 내외로 살아가는 가난한 학생들에게 점심 한 끼를 해결해 주는 정성과 함께 한국 문화를 심고 정을 담뿍 안겨 주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뜻 깊었다.

4시간 동안 음식을 준비하고 행사를 진행하면서 땀도 흘리고 지치기도 했으련만 단원들의 얼굴은 모두 밝고 아름답게 빛났다. 캄보디아에 첫발을 디딘 지 이제 겨우 2주, 캄보디아를 이해하고 캄보디아 사람들과 친교를 맺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그들의 이 작은 활동을 함께 체험하면서 거친 땅에서 봉사의 열정을 바치겠다는 그들의 각오와 용기가 장차 커다란 결실로 맺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다. 그들로 인해 한국인으로서의 기쁨을 맛보았다.

/ 한강우 한국어전문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