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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중앙은행 속 한국의 금융 외교 한국은행 윤현철 자문관 인터뷰
“캄보디아 중앙은행에 한국은행에서 자문관이 파견되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한국은행이 캄보디아 중앙은행(National Bank of Cambodia, NBC)에 자문관을 파견한 지 어느덧 20년이 되었다.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이어진 협력의 의미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올해 3월 부임한 윤현철 자문관은 “앞서 근무하셨던 자문관님들의 노고가 워낙 커서 부담이 크다”며 담담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다시 찾은 캄보디아, 여전히 격변 중인 다이내믹 캄보디아
윤 자문관은 한국은행에서 1994년 입행 이후 금융기관 분석과 금융안정, 기후금융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2018년부터 3년간 주캄보디아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경제금융담당 주재관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그때 많이 배웠고 좋은 기억이 많습니다. 한국은행이 저를 다시 캄보디아에 보낸 의미를 생각해보면 제 경험을 살려 중앙은행과 교민사회에 기여하라는 뜻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떠날 시기는 코로나19 경제위기가 진행중이었습니다.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정도로 어려운 시기였지요. 이제 5%대 성장으로 어느 정도 회복한 것은 다행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코로나19 이전의 7%대 성장도 가능할 것 같았는데, 무역과 국경분쟁이라는 큰 변수가 등장했습니다.
생활면에서는 현금말고 QR코드로 월세와 생활비를 지불하는 것이 너무 편하게 느껴집니다. 거리도 많이 밝아지고 빌딩과 쇼핑몰들이 많이 들어서서 상당히 발전한 느낌을 받습니다. 늘어난 차량으로 인한 교통문제와 치안문제는 여전히 난제로 느껴집니다.
중앙은행 파견 20년, 쌓여온 신뢰의 시간
한국은행의 캄보디아 중앙은행 파견은 2006년경 시작됐다. 초기에는 두 명으로 출발했지만, 그동안 훌륭한 자문관들이 거쳐가며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다.
윤 자문관은 “그분들 덕분에 캄보디아 외환보유액이 약 250억달러에 이르고 지급결제제도 역시 큰 진전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운용 체계 정비와 노하우 전수, 인재 양성이 꾸준히 이뤄졌고, 그 성과가 지금으로 이어졌다”며 “경제규모에 비해 이 정도의 외환보유액을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이는 오랜 기간 한국은행 자문관님들과 캄보디아 중앙은행 직원들의 공동 노력이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지급결제시스템 발전 과정에서 대사관, 코이카, 금융결제원 등 여러 기관이 도움을 주었지만, 그 이면에는 한국은행 자문관들의 노력이 있었다”며 “선배님들이 남겨주신 자문 자료를 지금도 참고하고 있다. 한 분 한 분의 노력이 지금 제 일의 토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기관 분석 경험이 현지 자문에 도움이 됩니다”
윤 자문관은 수십 년간 금융기관 분석과 금융안정 업무를 담당했다. “캄보디아 금융시장은 오버뱅킹 가능성, 예대금리차 축소, 부동산 금융의 급격한 팽창 등 여러 위험 요인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겪었던 과정처럼, 이런 시기가 구조조정과 제도 개선의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그는 코로나19 시기 이후 늘어난 부실채권 문제를 캄보디아 중앙은행이 신중히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손상각, 부실채권 매각, 자산관리회사(AMC) 설립 같은 기본적인 수단을 적절히 활용하면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합니다. 우리 예금보험공사 등이 자문을 제공하고 있어 곧 가시적인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리엘 안정화와 인재 성장, 두 축으로 본 중앙은행 협력의 방향
캄보디아 중앙은행의 슬로건은 “Riel Stability, Development.” 윤 자문관은 “리엘화의 신뢰와 사용 확대는 중앙은행의 오랜 목표”라며 “달러화와 리엘화의 지급준비율 차등화, 리엘화 대출 의무비율, 소액 달러 거래 제한, 그리고 지급결제시스템 발전 등 여러 정책수단이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최근에는 페루의 탈달러화 사례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며 “각국의 환경은 다르지만, 장기적이고 일관된 정책이 신뢰 형성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윤 자문관은 부임 후 캄보디아 중앙은행 직원들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았다. “월 1회 세미나를 열어 직원들과 대화하려고 합니다. 모두 똑똑하고 의욕적이라서 호응이 좋습니다.”그는 BIS(국제결제은행)과 공동 연구한 부실채권 정리정책, IMF 외환위기 당시의 경험, 기후변화와 경제의 연관성 등 다양한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한국은행의 기후변화 대응 사례를 공유했는데, 이미 직원들의 이해 수준이 높아 놀랐습니다. NBC 총재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계십니다.”
중앙은행 협력, 또 다른 형태의 기여
윤 자문관은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이 중요하지만, 중앙은행 협력은 또 다른 방식의 기여”라고 말했다. “통화정책, 외환정책, 금융감독 등 제도적 영역에서 이뤄지는 협력은 지속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그는 “GDP 규모는 크지 않지만, 외환보유액이 세계 50위~60위 수준에 달할 정도로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한 것은 큰 성과”라며 “이런 변화에는 현지 직원들의 노력과 오랜 협력의 결과가 함께 녹아 있다”고 덧붙였다
“기록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윤 자문관은 2021년에 배우자와 함께 ‘캄보디아 경제와 생활’이라는 소책자를 만든 적이 있다.
“당시 발간하지 못하고 미뤄뒀는데, 조금 보완해서 자료로 남기는 것이 목표입니다. 대단한 내용은 아니지만 여러분들께 참고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뉴스브리핑 캄보디아 독자분들께 한마디를 물었다.“아직 많은 분들께 인사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조만간 여러분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처럼, 윤현철 자문관의 이야기는 ‘성과’보다 ‘과정’에 가까웠다. 화려한 숫자나 제도보다 중요한 것은, 매일 꾸준히 이어지는 신뢰와 대화의 시간이었다./정인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