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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없는 곳에서 길을 만들다” 체리 캄보디아 고석규 법인장의 도전
“브랜드는 사람과 같습니다.
철학과 비전이 있어야
신뢰가 생깁니다.”
고석규 법인장은 인터뷰 첫마디부터‘철학 있는 브랜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브랜드를 단순히 제품의 이름이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로 본다. “상대의 철학과 비전을 알면 마음이 놓이 듯 브랜드도 방향성을 분명히 보여줘야 소비자가 신뢰를 갖게 됩니다.” 그의 말에는 긴 시간 글로벌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철학이 녹아 있었다.
그의 인생에는 세 가지 키워드가 있다. 해외 비즈니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의 교류 그리고 도전이다
안정된 길보다 새로운 길을 택했고 숫자보다 사람을, 효율보다 진심을 중시했다. 그는 자동차 산업을 “기술이 아닌 감정의 산업”이라 말한다. 사람의 일상에 가장 깊숙이 스며드는 물건 그만큼 신뢰와 감성을 함께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릴 적부터 좁은 사회보다 넓은 세상에서 일하고 싶었습니다. 대학에서는 국제무역과 마케팅을 전공했고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로 교환학생을 가 2년 넘게 해외에서 생활했습니다. 이후 캐나다 밴쿠버 경영스쿨을 졸업하며 국제 비즈니스 감각을 키웠습니다. 대학 시절에는 국제무역사 자격증과 무역영어 1급을 취득했고, 한국무역협회 인턴십 프로그램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첫직장은 LG인터내셔널 이후 쌍용, 효성에서 미주와 오세아니아 지역 해외영업을 담당했습니다. 제 삶의 키워드는 항상 ‘도전과 사람’이었습니다. 해외영업은 언어의 싸움이 아니라 신뢰의 싸움입니다. 상대를 이해하고 믿음을 쌓는 과정이 결국 성과로 이어진다고 믿습니다.
■ 무역상사에서 자동차 산업으로 전향하신 이유는요?
무역상사에 있을 때 늘 ‘형체 없는 거래’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체가 없는 제품을 다루다 보니 일의 의미가 점점 약해졌죠. 사람의 일상과 감정에 직접 닿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자동차였습니다. 자동차는 기술, 예술, 감성이 함께 움직이는 종합산업입니다. 사람이 타고, 느끼고, 신뢰해야 하는 물건이죠. 제품 이상의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는 분야라고 느꼈습니다. 이후 자동차를 제 평생의 일로 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 캄보디아에 오시게 된 계기와 첫인상은 어땠나요?
처음 캄보디아를 떠올렸을 때 제 머릿속에는 ‘킬링필드’, ‘내전’, ‘분쟁’ 같은 단어들이 있었습니다. 위험한 나라라는 인식이 강했죠. 하지만 한 중견기업인의 제안을 받아 현대자동차 캄보디아 공장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그 시기 저는 대기업 미주 주재원 발령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안정된 길이 보장된 자리였지만, 마음속 어딘가에서 ‘새로운 도전’을 향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때 늘 부모님께서 인용하셨던 랄프 왈도 에머슨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길이 있는 곳으로 가지 말고, 길이 없는 곳에 가서 발자취를 남겨라.” 그 말은 제 인생의 나침반이었습니다.
캄보디아에 도착하자마자 느낀 건 ‘에너지’였습니다. 이 나라는 빠르게 변하고 있었고 발전의 속도가 눈에 보일 만큼 역동적이었습니다. 한국이 이미 고도성장을 마친 나라라면, 캄보디아는 이제 성장의 첫 장을 써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여기서라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겠구나”라는 확신이 들었죠.
■ 현대자동차를 캄보디아에 정착시키며 가장 어려웠던 점과 보람은 무엇이었나요?
캄보디아에서 현대차는 처음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였습니다. 많은 이들이 ‘트럭 회사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일본 브랜드의 영향력이 워낙 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브랜딩의 기반을 새로 세우는 일이 필요했습니다.
“현지 기업은 현지인 중심으로”라는 원칙 아래 철저히 로컬 중심의 조직문화를 만들었습니다. 28세 평균 연령의 젊은 인력들과, 필리핀·중국·프랑스 등 다양한 국적의 직원이 함께 어우러진 다문화 조직으로 성장했습니다.
또한 “기업을 넘어, 사회의 일원으로”라는 철학 아래 유니세프 프로젝트, 고아원 봉사,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지속해 왔습니다. 고객과의 신뢰를 위해 연간 40회 이상 고객 행사를 열고 정비 클리닉·패밀리 이벤트·로열티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판매는 신뢰에서 시작된다”는 신념으로 고객 한 명 한 명을 가족처럼 대했습니다.
자동차 쇼룸을 단순한 상류층 공간이 아닌 누구나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바꾸었습니다.
그 결과 현대차는 단순한 상용차 이미지에서 벗어나 ‘신뢰할 수 있고 세련된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제 캄보디아 소비자들은 “현대차는 품격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 변화가 저에게는 가장 큰 보람이자 자부심입니다.
■ 교민사회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아오신 것으로 압니다.
캄보디아에서 제가 받은 은혜가 너무 크기에 늘 한인사회에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첫 계기가 된 것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활동이었습니다.
이후 저는 코참(KOCHAM) 부회장과 수석부회장, 캄보디아 한인회 부회장,
코윈 수석자문위원, 민주평통 동남아 서부협의회 부회장 등을 맡았습니다.
현재는 캄보디아 자동차산업협회(CAIF) 부회장으로 20여 개 회원사 중 유일한 한국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니세프 캄보디아 공식 멘토로서 현지 청소년 교육 지원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교민 사회와 현지 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것이 진정한 ‘비즈니스의 선순환’입니다. 이 땅에서 일하는 한국 기업인으로서 그런 가치를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 캄보디아 자동차 시장을 바라보는 특별한 시각과 접근 방식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캄보디아를 테스트베드이자 브리지(Bridge) 시장으로 봅니다. 캄보디아에서의 성공은 단순한 판매 실적이 아니라 동남아 시장 전체 진출을 위한 실험과 최적화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캄보디아 소비자는 변화에 빠르고, 새로운 트렌드를 확산시키는 속도가 놀라울 만큼 빠릅니다. 그래서 디지털 마케팅과 SNS를 통한 감성적 접근이 매우 효과적입니다.
또한 정비 서비스 품질이 곧 브랜드 신뢰와 직결됩니다. 정품 부품, 정직한 가격, 체계적인 애프터서비스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요즘 소비자는 단순한 ‘가성비’보다 ‘가심비’, 즉 감성적 만족을 더 중시합니다.
“이 가격에 이런 기술과 감성까지?”라는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만이 살아남을 것입니다.
■ 체리 캄보디아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계신 전략은 무엇인가요?
체리는 중국에서 21년 연속 수출 1위, 80개국 이상 진출한 글로벌 브랜드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중점을 두는 건 기술보다 감성적 연결입니다. 자동차는 단순히 이동수단이 아니라, 고객의 일상과 감정을 담는 공간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단순합니다. “캄보디아에서 가장 신뢰받는 자동차 브랜드가 되는 것”입니다.
체리는 엔진·하이브리드·EV를 모두 갖춘 풀 라인업을 자랑합니다. 정품 부품, 체계적인 애프터서비스, 세련된 디자인, 그리고 한국식 고객 관리가 강점입니다. 우리는 고객을 단순한 구매자가 아닌 평생의 파트너로 생각합니다. 차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브랜드, 감성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겠습니다.
■ 캄보디아 자동차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현재 캄보디아 자동차 시장은 연평균 9%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중고차 90%, 신차 10%였지만, 지금은 60대 40 수준입니다. 금융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면 신차 시장은 더 성장할 것입니다. EV와 하이브리드가 빠르게 늘어나겠지만, 인프라가 갖춰지기 전까지는 엔진차와 전기차가 공존하는 시기가 지속될 것으로 봅니다. 캄보디아는 여전히 작지만 역동적인 시장이며 잠재력은 그 어떤 나라보다 큽니다.
■ 마지막으로 교민사회와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뉴스브리핑캄보디아는 2003년 창간 이후, 2024년에 1000호를 발행한 캄보디아 대표 교민지입니다.
그동안 한인사회와 함께 성장해 온 언론으로서, 캄보디아의 발전과 한국인의 위상을 함께 이끌어왔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세대 간의 조화를 이끌며 한인사회의 중심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한류 콘텐츠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흐름을 잘 살려, 교민 어려분의 사업과 가정 모두에 좋은 기운이 이어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정인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