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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케시그룹 석창규 회장 HRD센터 통해 캄보디아 청년들에게 꿈을 심다
▲ 학생들과 함께한 석창규 회장과 정정숙 이사의 단체사진
안타까움에서 시작된 교육 투자
2013년, 캄보디아 프놈펜에 문을 연 ‘Korea Software HRD Center(Human Resource Development·인적자원개발 센터, (이하 HRD센터)는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다. 한국 핀테크 대표 기업 웹케시그룹 석창규 회장이 설립을 주도하며 탄생한 이 센터는 캄보디아 현지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겠다는 신념이 담겨 있다.
석 회장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고했다.
“10여 년 전, 우연히 캄보디아를 방문했을 때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외국인의 운전기사를 가장 선호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가슴이 아팠습니다. 전공과 능력을 살릴 길이 막혀 있다는 건 개인에게도 비극이지만,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이었지요. 한국이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가장 큰 동력은 인적 자원이었습니다. 캄보디아에도 그런 기반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의 판단은 정확했다. 당시 캄보디아의 대학에서는 해마다 2천 명 이상의 IT 관련 졸업생이 배출됐지만 교육은 이론 위주에 그쳤다. 심지어 전공생임에도 컴퓨터 사용조차 미숙한 경우가 많았다. 일자리도 마땅치 않아 젊은 인재들이 능력을 펼칠 무대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HRD센터의 설립은 캄보디아 IT 인재 양성을 위한 희망의 출발점이자, 젊은 세대가 자신의 역량으로 미래를 개척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역사적인 첫걸음이었다.
교육으로 길을 열다 – 체계적인 IT·한국어 융합 프로그램
HRD센터는 단순한 강의실 교육이 아니라 ‘풀타임 몰입형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지는 수업은 학생들에게 알바를 포기해야 할 만큼 강도 높은 과정이었지만 그만큼 변화는 뚜렷했다.
교육비는 물론 유니폼과 소정의 생활비까지 지원했다. 기초과정에서는 자바, 웹, 데이터베이스(DB), 스프링 프레임워크를 공통으로 학습하고, 심화과정에서는 모바일 기술 중심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역량을 길러냈다. 매일 2시간은 한국어 수업을 병행하여 국제적 감각을 가진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왔다.
2013년 4월, 60명으로 시작한 1기생은 9개월의 과정을 마치고 전원 취업에 성공했다. 그 이후 매년 80여 명씩 꾸준히 선발된 학생들은 심화 과정을 거쳐 수료했고 해마다 졸업식은 “취업률 100%”라는 기록으로 채워졌다. 일부는 한국과 현지기업에 진출하거나, 글로벌 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석·박사 과정에 도전하며 시야를 넓혀갔다.
특히 2014년에는 백숙희 KOICA 소장, 2015년에는 항쭌나론 캄보디아 교육부 장관이 직접 특강을 진행하며 HRD센터는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국가 차원의 관심과 기대를 받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세계에서 빛나는 HRD센터 졸업생
HRD센터의 가장 큰 성과는 다름 아닌 졸업생들이다. 이들의 행보는 “교육이 가장 확실한 투자”라는 석창규 회장의 신념을 그대로 증명해 주고 있다.
석 회장은 HRD센터의 가장 큰 성과로 “졸업생들의 눈부신 성취”를 꼽았다.
“1기생이었던 부테아가 캄보디아인 최초로 미국 대학 교수가 되었을 때는 저도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 학생이 지금은 산호세대학교에서 VR/AR을 가르치며 글로벌 무대에 서 있습니다. 또 다른 졸업생은 캐나다에서 양자컴퓨터를 연구하고 있고, 어떤 학생은 한국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이제는 HRD센터 출신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현지 은행과 기관에서 먼저 찾는 브랜드가 되었지요.”
캄보디아 학생들의 변화는 눈빛에서 드러났다. 목표 없이 방황하던 청년들이 확실한 꿈을 품게 되었고 센터를 찾은 한국 방문객들은 “이렇게 초롱초롱한 눈빛의 학생들이 캄보디아에도 있냐”며 놀라워했다. HRD센터는 단순한 직업 교육장이 아닌 미래를 준비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캄보디아 정부 역시 그 성과를 인정했다. 석창규 회장과 김한수 HRD센터장은 국가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1급 공헌훈장을 수여받으며 공식적으로도 성과를 입증했다.
코사인, 일자리를 만들다
그러나 HRD센터 1기 졸업생이 배출되었지만 졸업 후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교육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다. 학생들이 졸업해도 현지에는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했다. 교육을 시켰으면 취업의 길도 함께 열어야 한다는 고민 끝에 웹케시그룹은 2014년 코사인(KOSIGN)을 설립했다.
설욱환 코사인 법인장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초창기 4~5년 동안은 HRD센터 졸업생들을 전원 채용하다시피 했습니다. 현지에는 IT 일감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그룹사의 일을 아웃소싱해서 맡기며 버텼지요. 적자의 시간도 길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 본사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들을 소화하며 점차 기반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사실 웹케시 본사에서도 반대가 많았다. 캄보디아에 교육기관을 세우고 또 현지에 회사를 만들어 일감을 맡긴다는 계획이 무모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코사인은 한국 내 인건비 상승기에 비용 효율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았고 오히려 본사에도 큰 도움이 되는 구조로 발전했다.
현재 코사인은 HRD센터 출신 인재들을 매년 채용해 1기부터 13기까지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HRD·코사인 출신”이라는 이력만으로도 현지 은행과 기관에서 우선적으로 선호하는 브랜드가 되었으며 실제로 현지 은행의 ‘채용 선호도 1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과정은 단순히 교육 → 취업이라는 직선적 구조를 넘어 교육을 통해 인재를 키우고 → 일자리를 만들고 → 다시 외주를 받아오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졌다. HRD센터와 코사인은 캄보디아에서 보기 드문 성공적인 민관 협력 모델로 자리 잡았다.
미래를 향한 전환, AI 시대의 준비
10여 년을 이어온 HRD센터와 코사인은 이제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석 회장은 “양적인 성장에서 질적인 성장으로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처음에는 많은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인공지능, 디지털 금융, 스마트 기술 등 미래 산업을 이끌 수 있는 전문 인재를 길러내야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선발 인원을 줄이되 교육의 깊이를 더할 계획입니다. 이것이 HRD센터가 ‘지속 가능한 모델’로 발전하기 위한 길이라고 믿습니다.”
졸업생들의 진로도 다양해지고 있다. 일부는 현지 은행과 공공기관에 취업했고, 일부는 한국·베트남으로 건너가 외주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글로벌 경험을 쌓는다. 또 상당수는 유학길에 올라 세계 유수 대학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으며, 한국 정부 장학생으로 선발된 경우도 적지 않다. HRD센터는 단순히 유학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학생들을 별도로 관리하고 케어하는 시스템까지 구축하고 있다.
2013년 우연히 만난 한 캄보디아 대학생의 “졸업 후 외국인 운전기사가 되고 싶다”라는 현실에서 출발한 HRD센터는 이제 수많은 청년들을 글로벌 인재로 길러내며 캄보디아의 미래를 바꿔가고 있다. 그리고 코사인은 이들이 취업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내며 한국과 베트남 본사로부터 외주를 받아오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했다.
교육은 가장 확실한 투자라는 석창규 회장의 신념은 현실이 되었다. HRD센터와 코사인이 만들어낸 10여 년의 성과는 단순한 원조가 아니라 캄보디아와 한국이 함께 성장하는 모범 사례로 남아 있다./정인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