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자연이 함께 쉬는 곳 시엠립 쿨렌산 ‘한-캄 자연휴양림’

기사입력 : 2025년 08월 04일

00_WS▲시엠립 쿨렌산에 위치한 한-캄 자연휴양림 입구

캄보디아 최초 공공 자연휴양림, 2025년 11월 정식 개장

도시의 소음을 벗어나 새소리와 나뭇잎 스치는 소리만이 가득한 곳. 흐르던 땀이 산바람에 자연스레 식고 푸른 풍경이 눈을 가득 채우는 곳. 시엠립주 쿨렌산 자락에 조성 중인 ‘한-캄 자연휴양림’은 마음의 숨을 돌릴 수 있는 그런 공간이다.

캄보디아 최초의 공공 자연휴양림이자 한-캄보디아 협력으로 추진된 이 휴양림은 오는 11월 준공식을 앞두고 있다. 보호림 생태계 보존과 산림복지 증진, 지역경제 상생이라는 세 가지 축을 바탕으로 한국 산림청이 2021년부터 추진해온 프로젝트다.

1,888헥타르에 펼쳐진 쉼의 숲
휴양림은 총 1,888헥타르에 걸쳐 보호하고 있는 천연 로즈우드숲에 조성되며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휴양림에 들어가자마자 처음 보이는 웰컴센터에는 산림문화 전시실과 세미나실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은 휴양림의 전체 이야기를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출발점이자 작은 생태문화 아카이브처럼 꾸며져 있다.

휴앙림 내에는 숲속 명상홀과 메디테이션 가든, 포토존, 야외 체험장, 자전거 코스, 트레킹 코스, 캠핑장 등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어 조용한 쉼과 활동까지 다 잡을 수 있다.

트레킹 코스는 초급부터 중급, 상급까지 난이도별로 나뉘어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자전거 코스는 야생 초화류 군락지를 지나며 쉼터도 함께 배치돼 있어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끼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잘 정돈된 캠핑장은 6개의 데크로 구성되어 있다.

야생조류 전망대에서는 약 70여 종의 희귀 조류와 포유류까지 관찰할 수 있으며 이 숲은 현재 세계 여러 대학과 연구기관이 주목하는 학술림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휴양림 곳곳에는 자연과 사람이 하나되는 조화, 자연의 투박함과 섬세함이 공존하는 특별한 장소가 숨어있다. 벌과 곤충의 쉼터인 버그하우스 등은 자연친화적 감성과 한국적인 정서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꾸며졌다. 곤충에게 쉼을 주는 버그하우스는 자연을 배려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버려질 뻔한 목재를 재가공한 벤치와 포토스팟, 조형물들은 사람만이 아니라 자연도 함께 쉬는 공간이라는 상징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자연휴양림의 첫 인사, AFoCO 정원
휴양림 입구에 자리한 ‘AFoCO 한-아세안 정원’은 힐링의 서사를 아름답게 열어주는 시작점이다. 맞이길 정원, 야생정원, 숲 개울정원, 장미목 정원, 잔디정원, 수련정원, 프놈정원 등 테마별로 조성된 공간에는 열대 기후에 잘 적응한 다양한 식물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어 걸을수록 눈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정원 곳곳은 산책로와 포토스팟으로 연결돼 있어 자연의 품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제격이다.

이 정원은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의 ‘한-아세안 산림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것으로, 아시아 국가 간 산림 협력을 강화하고 기후 변화 대응 및 산림 복원을 위한 국제적 연대의 상징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숲 속의 명상, 진짜 나를 만나는 시간
명상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휴양림에서 제공하는 전용 체험복을 입고 숙박 기간 동안 숲의 한 일원이 된 듯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 기간 동안에는 일정에 쫓기지 않는 느긋한 산책, 자연 속 명상, 정성껏 준비된 현지식 식사를 통해 몸과 마음을 천천히 풀어낸다. 바쁜 일상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깊은 고요와 집중의 순간을 누리며 숲속 명상홀에서 자기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이색 힐링 체험이 가능하다.

로즈우드 식수체험, 캄보디아에 남기는 의미있는 흔적
휴양림은 멸종위기 보호수인 로즈우드(캄보디아어로 ‘끄러늉’) 보존에 앞장서고 있다. 평균 20에서 40미터까지 자라는 이 나무는 6-7월이면 꽃이 피고 11월까지 열매를 맺는다. 씨앗은 하나의 열매에서 2~3개 정도가 나오며 현재 총 572그루가 보존되고 있다.

방문객은 15달러로 로즈우드 식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이방인으로서 캄보디아에 오래 살아왔지만 휴양림 숲 안에 내 이름으로 나무를 심고 나니 비로소 이 땅에 무언가를 남겼다는 감동이 있었다. 최대 3억원의 가치를 가진 멸정위기 보호수 로즈우드를 캄보디아 땅에 심는다는 의미또한 값지다. 한-캄 자연휴양림을 찾는 분들께 적극 추천하는 코스다.

숲 속에서 머무는 특별한 하루
휴양림 내에는 최대 48명을 수용하는 단체 숙소, 2~4인 가족이 머물 수 있는 방갈로, 신한은행 패밀리빌리지, 어린이 놀이터, BBQ 시설 등 다양한 숙박과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객실마다 에어컨, 냉온수 샤워시설, 테라스 혹은 미니정원, 실링팬 등이 완비되어 있어 자연 속에서도 쾌적하게 머무를 수 있다.

숲 중심부에 자리한 숲속 명상홀은 최대 2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다도와 명상, 세미나, 목공DIY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캄보디아 쿨렌산자락에서 한국 전통을 배우며 쉼을 누리는 이색 체험은 한-캄 자연휴양림에서만 가능하다. 진짜 쉼이 필요한 이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공간이 될 것이다.

지역과 함께 자라나는 숲
한-캄 자연휴양림은 처음부터 지역 주민과 함께 만들어온 프로젝트다. 조경과 시설 운영, 조형물 제작까지 주민의 손길이 닿아 있다. 현재 지역 주민이 근무 중이며 향후 홈스테이와 마을 식당, 특산품 제작까지 연계될 계획이다.

또한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함께한 다양한 숲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명상, 다도, 플라잉디스크, 자전거 트레킹 등 체험 중심의 산림복지 프로그램이 지역 청년들에게도 일자리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숲이 말하는 쉼, 캄보디아에서 만나다
시엠립 시내에서 차량으로 약 1시간 반, 공항에서는 1시간 거리. 쿨렌산 초입에 자리한 한-캄 자연휴양림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쉼의 본질’을 되새기게 하는 특별한 공간이 될 것이다. 이곳은 한국과 캄보디아가 손을 맞잡고 보호림을 보존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고자 하는 공동의 의지가 깃든 장소이기에 그 의미 또한 깊다.

김경하 한-메콩 산림협력센터장은 “한-캄 자연휴양림은 한-캄보디아가 함께 만든 첫 공공 자연휴양림으로 생태보전과 휴식, 교육이 어우러진 통합 산림 공간입니다”라며 “이 숲이 많은 이들의 쉼터가 되어 지속 가능한 산림 협력의 대표 사례로 남길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

한-캄 자연휴양림은 현재 소프트오픈 중이며 2025년 11월 공식 개장을 앞두고 있다. 캄보디아의 국립공원에서 한국의 숨결이 스며든 쉼을 누릴 수 있는 곳, 한-캄 자연휴양림이다./정인솔

(이용 문의: pmu.fowi@gam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