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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칼럼] 캄-태 국경에서 울린 총성
캄보디아-태국 국경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로 반태국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캄보디아-태국 영유권 분쟁 지역에서 지난 달 28일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으로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사망했다. 당시 일본을 순방 중이던 훈 마넷 총리는 민심의 동요를 진정시키기 위해 “상황은 총리의 통제 하에 있으며 무력 충돌의 확대는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군사적 긴장 고조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훈센 상원의장은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침략 행위로 인해 병사가 목숨을 잃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언급하며 2008~2011년 프레아 비히어 사원 인근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을 상기시키는 이번 공격을 강하게 규탄했다. 이어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외세의 침략 앞에서는 군사적, 외교적, 법적 대응의 삼중 전략으로 맞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이며 민심에 공감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충돌 직후 열린 고위급 군사 회담은 형식적 수준에 그쳤다. 캄보디아 왕립정부는 국경 분쟁 지역 내 군 주둔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으며 6월 4일에는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무력 사용을 “명백한 도발 행위이자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캄보디아 정부는 갈등의 중심에 있는 4개 민감 지역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러나 태국 정부는 ICJ의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외교적 해법을 우선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국지적 무력 충돌을 넘어, 캄보디아-태국 간 오랜 국경 분쟁과 민족 감정의 골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2003년, 한 태국 여배우의 앙코르와트 소유권 관련 발언이 알려지며 분노한 캄보디아 민심은 걷잡을 수 없이 들끓었고, 1천여 명의 군중이 주캄보디아 태국대사관을 점거하고 태국계 기업들을 방화하는 사태로 번졌다. 당시 캄보디아에 온 지 3년째였던 필자는 성난 오토바이 군단이 대사관 방향으로 질주하던 장면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한-일 관계처럼 역사적 감정의 골이 깊은 캄보디아-태국 관계는 작은 불씨 하나에도 쉽게 균열이 생긴다. 올해 4월 23일, 태국의 패통탄 총리가 캄보디아를 국빈 방문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이번 사건이 벌어져 그만큼 양국 관계의 불안정성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준다.
국경에서 발생한 총탄 한 발이 쌓아올린 외교 신뢰를 무너뜨리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 진정한 평화는 조율된 침묵이 아니라 역사적 상처를 인정하고 극복하려는 양국의 성숙한 대화에서 비롯될 것이다.
※이 칼럼은 뉴스브리핑캄보디아 2025년 6월 9일자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