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더 알아보기] 제59화 쌤 세레이, 극우 성향의 젊은 재야인사

기사입력 : 2021년 05월 11일

수정됨_59-06▲ 2011년 쌤 세레이가 시위하는 모습

쌤 세레이(Sam Serey)에 대해 알려진 최근 기사는 2018년 4월 그해 총선을 앞두고 태국의 이민국에서 비자 문제로 억류되어 캄보디아로 강제 송환될 뻔했던 사건이다. 당시에 그는 2016년 반역혐의 판결로 9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아 도망중인 범죄자였고, 캄보디아 당국은 여느 범죄자와 마찬가지로 태국 정부로부터 그의 신변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국제사회와 덴마크 대사관, UN 기관과 방콕 주재 외교관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했고, 난처해진 태국 정부는 그를 시민권이 있었던 덴마크로 추방함으로써 일단락 시켰다.

작년에는 망명 중이던 삼랑시 일파가 귀환을 선언하며 칼라혁명(*독재정부 전복 운동)을 선동했는데, 당시에 캄보디아 군대의 고위 지휘관들이 쌤 세레이의 단체에 가담해서 삼랑시를 지원하려 한다는 카더라뉴스가 나돌기도 했다. 그래서 쌤 세레이가 도대체 얼마나 위력적이기에 거물 정치인 삼랑시와 동반하여 지면을 장식하는 걸까 궁금증이 일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최근까지 세간의 이목을 끌만한 발전적 이슈는 뚜렷하지 않다. 오히려 캄보디아 정부가 허상을 키워 관련자들을 줄줄이 연행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정도이다.

물론 그런 허상이 지나칠 것도 없는 것은 아마도 그가 30대에 불과하던 2016년에 캄보디아 망명정부를 설립하고 공식적으로 대통령이라 칭했기 때문이다. 이 조직은 2012년에 덴마크에서 정치학도로서 사귄 동무들과 결성한 크메르해방전선(Khmer National Liberation Front)을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캄보디아 정부의 공세에 따라 KNLF의 20여명은 별다른 성과 없이 수감됐고, 해당 집단의 활동은 국제적으로나 아시아권에서 신뢰와 주목을 끌지 못한다. 오직 캄보디아 정부만이 그의 단체를 폭력적인 테러조직으로 인정하는 모양새이다.

수정됨_59-03▲ 체포되어 수감중인 KNLF 조직원들의 모습

쌤 세레이는 호적상 1980년생으로 야당 계열의 내로라하는 정치인과 비교해 상당히 젊은 편이다. 실제 이름은 이연 이엽(Yean Yeab)이며 쁘레아위히어주 쩜끄산 마을의 가난한 농가에서 1977년에 출생했다. 그의 부친은 베트남 괴뢰정부시기에 손산(Son Sann)의 저항군(Khmer People National Liberation Front)에서 활동하면서 당시 정권과 맞서고 있었다. 이에 따라 1979년에 태국 국경의 난민캠프에서 중학교를 다녔고 1992년에 UN난민기구의 결정으로 고향에 돌아와 고등학교를 마쳤다.

1998년에 프놈펜 왕립법경제대학교를 입학하고 훈센의 반대파인 삼랑시당의 일원이 되었다. 2002년에 완란대학교 교수 겸 국제인력개발원 원장으로 있으면서 난민캠프 시절부터 친분 있던 KPNLF 출신들과 교류하며, 정부 지도부를 비판하는 도서를 다수 저술했다. 이에 따라 2005년에 훈센 정부의 체포를 피해 태국으로 달아났다. 태국에서도 국제 사회와 UN에 캄보디아의 인권실태 고발을 추진하고 관련 도서의 저술과 배포에 힘썼다. 더이상 안전이 보장되지 않자 그는 가족과 함께 2010년에 UN난민기구를 통해 덴마크에 정착했다.

덴마크에서 그는 코펜하겐 비즈니스 스쿨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면서 평화,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온라인 강의와 Facebook 등으로 계속적인 교류를 유지했다. 한편, 삼랑시당은 그가 처음 정치에 입문한 곳이지만 이후에 공산주의 및 공산주의적 정부에 충분히 대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노선을 달리했다. 이처럼 그의 중심 기조는 공산주의 진영에 좀더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 점은 2018년에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송환될 위기에서도 서방권이 그의 탈출을 적극적으로 도운 이유일 테고 앞으로도 기대하는 바가 일말은 있을 것 같다.

수정됨_59-01▲ 쌤 세레이가 저술한 도서로서 왼쪽부터 『캄보디아의 지도자들1,2』, 『1월7일의 기원』, 『캄보디아의 미스테리』이며 온라인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쌤 세레이가 조직한 단체는 아직까지 규모나 역량을 자랑할 만하지 못하다. 더욱이 최근 들어 데모가 사라진 캄보디아에서 이들을 응원할 분위기도 거의 없다. 혹자는 그의 단체가 폭발물 매설을 시도하는 과격성이 엿보인다고 하지만, 쌤 세레이는 이를 부인하며 자신의 단체가 비폭력과 평화적 수단으로 진정한 민주주의를 지향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언급과 단체의 실제 활동은 불일치하는 정황이 있었고, 이에 따라 어떤 정치 논평가는 쌤 세레이의 조직이 미숙하고 허술하다고 꼬집으며 목표 및 목적과 정책이 무엇인지도 불분명하다고 일갈한다./왕립프놈펜대학교 한국어학과 이영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