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더 알아보기] 제15화 몽골화가 서서히 진행중인 크메르족

기사입력 : 2019년 0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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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2년 캄보디아 내의 다양한 민족 집단의 분포 현황

캄보디아인의 민족 구성에서 90%이상을 차지하는 집단은 크메르족이다. 그런데 오늘날 프놈펜에서 부딪치는 대부분의 캄보디아인이 과연 얼마나 크메르족이 맞을까? 함께 일하는 캄보디아인 상사나 동료들, 한국어를 공부하는 많은 대학생들이 자신들을 크메르족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면서도 그들 중 상당수는 캄보디아의 공식 달력에 없는 중국식 명절인 춘절을 지내기 위해서 집단으로 결근하거나 결석하는 것이 상례다. 그런 사람들은 ‘깟쩐’(중국계 혼혈)이라고 불리는데 확실히 생긴 모습이 좀더 기골이 훤칠하고 피부색이 밝으며 모발이 직모인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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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의 크메르족은 1세기 이전에 인도차이나반도에 정착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는 주로 메콩강 저지대와 평야 지대에서 생활한다. 독일 언어학자 P.W.Schmidt(1868-1954)은 크메르족의 언어를 몬크메르어족(오스트로아시아어족 또는 남아시아어족)으로 분류하며 이들의 외양적 특징에 대해서 ①키는 적당히 작거나 중간 정도이고, ②피부는 녹두콩색이며, ③눈은 또렷하고 큼직하며, ④코는 넓고, ⑤머리는 원뿔 모양이라고 했다. 이후의 좀더 자세한 연구로서 G.Olivier(1912-1996) 박사의 『Anthropologie des Cambodgiens』(1968)을 참고하여 크메르족의 신체적 특징에 대해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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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 크메르족의 분포 현황

크메르족 남자의 키는 1.61m(±5.6cm), 여자는 1.50m(±5.1cm)이다. 대체로 북부 지역 크메르족이 남부 지역보다 살짝 큰 편이다. 이로써 크메르족은 남방계 중국인(1.63m)보다는 작지만 남부 베트남족, 타이족, 라오스족 그리고 토착 소수민족(1.59m)보다는 훨씬 큰 편에 속한다. 이러한 수치는 오랜 역사에서 중국인의 유입과 결합에 따른 몽골인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실제로 중국계 크메르인들의 키가 1.63m로서 더 큰 편이다. 피부색은 토착 원주민보다는 덜 어둡고, 짬족, 타이족이나 남방계 중국인에 비해서는 더 어두운 편이다. 크메르족 특유의 피부색은 중국인과의 혼혈에서도 두드러지는 인류학적 특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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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식 피로연을 치르는 중국계 혼혈 크메르족의 모습

황인종의 대다수가 곧은 머리카락을 가진 데 반해서 크메르족의 3분의 2는 토착 원주민처럼 물결 모양의 머리카락을 가졌다. 크메르족은 베트남족이나 타이족보다 콧수염이 더 많이 나고 턱수염은 덜 나는 편이다. 두개골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단두형(brachycephalic; 짧은 머리형으로 두개골지수 80이상)이다. 이에 비해서 토착 원주민은 대체로 보통 정도의 단두형인데 반해서 중국계 캄보디아인은 두개골지수가 86.5로서 더 강력하다. 이를 토대로 G.Olivier 박사는 선대 인도네시아인과 중국인의 결합으로 오늘날 크메르족의 기원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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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는 납짝하면서 평평하며 거의 경사가 없고 백인처럼 두 쪽으로 튀어나오지도 않는다. 눈은 쳐지지 않고 중국인보다 더 크고 개방되어 있다. 코는 짬족처럼 홀쭉하지 않고 선대의 인도차이나인만큼 넓고 큰 편이다. 입술도 다른 민족보다 더 두껍고 크며 색소가 짙은 편이다. 얼굴 유형은 특정할 수 없지만 대체로 여성의 얼굴은 길이가 더 짧고 눈은 더 둥굴면서 눈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아시아인 유형이 더 많다. 신체는 베트남족에 비해서 더 긴 팔과 다리, 더 가늘고 얇은 손, 더 긴 발을 가지고 있다. 지문은 황인종보다 나선 모양의 소용돌이가더 많은데 이러한 정도는 유라시아 또는 드라비다인과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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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평한 이마, 쳐지지 않은 눈, 크고 넓은 코와 두툼하고 큰 입을 보여주는 씨엠립 앙코르와트단지의 석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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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의 얼굴은 길이가 짧은 편으로 눈은 더 둥글면서 눈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아시아인 유형을 보여주는 사진

 이러한 연구를 토대로 이해하자면 크메르족은 남아시아인에서 점차로 동아시아인으로 진화한다고 보면 될까? 즉, 인도인에 더 가까웠던 크메르족이 고대 및 중세 시대에 인도차이나반도를 제패해서 번영을 누리다가 중세 말엽부터 태국과 베트남에 의해서 유린되고 끝내는 크메르루즈로 자멸하는 순간까지 종족 보전을 위해서 외부인과의 결합으로 끊임없이 변모하는 것 같다. 이미 프놈펜 시내에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과 경찰밖에는 더이상 순수한 크메르족이 없다고 할 정도로 자조섞인 농담은 현상이 됐고 오늘날 상술 좋은 중국인들은 프놈펜을 집어삼킬 기세로 거의 전 지역을 잠식하고 있다./왕립프놈펜대학교 한국어학과 이영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