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공간을 짓다” CHOKCHEY FINANCE 본사 이전과 변화의 서사

기사입력 : 2025년 06월 30일

#촉체이 박천길대표님 (7)_WS▲ 박천길 CHOKCHEY FINANCE 대표

2025년 초, 프놈펜 부영타운 중심에 단정한 간판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짙은 청색 배경에 정갈한 산세리프체로 쓰인 이름. CHOKCHEY FINANCE. 현지어로 ‘성공’이라는 뜻을 품은 이 회사는 단 1개의 지점, 18명의 직원, 100만 달러의 자산으로 시작해 8년 만에 10개 지점, 240명 규모로 성장한 한국계 금융기업이다.

그러나 이들이 본사를 옮긴 진짜 이유는 단지 성장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들은 ‘더 나은 방식으로 일하기 위해’ 새로운 공간을 지었다.

수직에서 수평으로,
닫힌 문화에서 열린 소통으로
“기술은 준비됐습니다. 그러나 조직문화가 따라오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죠.”

CHOKCHEY의 박천길 대표는 디지털 전환보다 더 어려운 일이 문화적 전환이었다고 말한다. 캄보디아는 한국보다 더 강한 위계질서 기반 사회. 아래 직급에서 의견을 내는 건 금기시되고, 중요한 정보는 개인 노트에만 기록되는 구조. 시스템은 도입되었지만 협업은 여전히 개인의 ‘습관’에 맡겨져 있었다.

그는 이를 바꾸기 위해 ‘공간의 구조’부터 손대기 시작했다. 모든 벽을 유리로 바꾸고, 칸막이를 없앴다. 회의실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화이트보드를 설치하고 모든 부서는 Microsoft Teams를 중심으로 실시간 협업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이 공간을 통해 새로운 조직 DNA를 실험하고 있습니다.”그의 말에는 단순한 이전이 아니라 ‘행동하는 문화혁신’에 대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Simple & Slim,
그러나 풍부한 이야기
새 본사의 디자인은 특별했다. ‘Simple & Slim’이라는 철학 아래, Monocle과 Paul Smith의 공간에서 영감을 얻은 절제된 아름다움이 곳곳에 스며 있었다.

내부는 흰색 벽면과 밝은 원목, 중성톤 가구, 자연채광이 어우러져 시각적 피로를 최소화하고 생산성과 창의성을 끌어올린다. 외벽의 간판에는 강인한 인상을 주는 짙은 블루 컬러가 사용되었고 브랜드 로고 옆에는 프놈펜 보트 축제에서 모티브를 딴 보트 그래픽이 은은하게 새겨졌다.

“이 보트는 우리 조직이 함께 앞으로 나아간다는 상징입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공간 곳곳에서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말하고 있었다.

#촉체이 사무실내 (2)_WS▲ CHOKCHEY FINANCE 본사 2층 Hall Phnom Penh (왼쪽), 본사 1층 객장 외관

CHOKCHEY 러닝센터
본사 한편에는 최대 8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교육 공간이 있다. 이곳의 이름은 다름 아닌 ‘CHOKCHEY Learning Center’ 회사의 이름을 그대로 붙인 데는 이유가 있다. CHOKCHEY FINANCE는 모든 혁신의 중심에 사람을 두고 있다.

“People, People, People.” 이는 박 대표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철학이자, 실제 인사제도의 원칙이다.

이 러닝센터는 단지 업무 지식 전달을 넘어서 문화 내재화, 디지털 역량 강화, 리더십 육성까지 아우르는 전략 플랫폼이다. 강의실은 이동식 테이블과 대형 스크린으로 구성돼 강의, 토론, 워크숍이 자유롭게 가능하며 “Think Outside the Box”, “Connecting the Dots” 같은 문구는 벽면에 시적으로 새겨져 있다.

프놈펜 부영타운으로
새 본사는 프놈펜의 신흥 상권이자 한인 커뮤니티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부영타운에 자리 잡았다. 박 대표는 이 입지를 단지 지리적 유리함으로만 보지 않았다.

“디지털 친화적이고, 글로벌 인재 접근성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브랜드의 감각과 정체성을 이곳이 잘 받아줄 수 있었어요.”

이전은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CHOKCHEY FINANCE가 새로운 생태계로 들어온 것이었다. 이제 이곳에서 새로운 파트너, 새로운 고객, 그리고 새로운 인재와 함께 다음 도전을 시작한다.

기술, 데이터,
그리고 고객의 성공
CHOKCHEY FINANCE의 다음 10년은 무엇을 향해 가는가? 그 답은 ‘기술’과 ‘사람’ 사이의 교차점에 있다.

△ AI 기반 리스크 분석 시스템 △ WIN-SOL 앱 기반의 CRM 자동화 △ 중고 자동차 금융 시장 진입 △ 내부 마케팅·IT·교육 기능의 내재화

이 모든 전략의 목표는 하나다. “고객의 성공이 곧 우리의 성공”이라는 철학을 현실로 만드는 것.

박 대표는 말한다. “우리는 기술회사도, 전통 금융회사도 아닙니다. 우리는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사람 중심 디지털 금융회사입니다.”
공간은 곧 전략이다
CHOKCHEY FINANCE의 새 본사는 단지 넓어진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사고방식이 머무는 곳이다. 수직적 문화에서 수평적 조직으로, 정보의 사일로에서 공유의 시스템으로, 마감일 없는 유연성에서 약속 기반의 책임문화로.

이곳은 조용하지만 확실한 혁명이 시작된 현장이다. 그리고 이제, 그 이야기는 공간을 넘어 조직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CHOKCHEY는 성공을 의미하는 이름처럼 그들의 다음 발걸음이 또 다른 표준이 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