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더 알아보기] 제14화 2018년 UNDP 통계로 보는 캄보디아 여성의 실태

기사입력 : 2019년 0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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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메르루즈 당시 강제 결혼에 대한 피해를 증언하러 UN 법정에 출석한 여성들

유엔개발계획(UNDP)이 전 세계 189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8년 성불평등지수(GII)’에서 한국은 10위를 기록한 데 반해서 캄보디아는 116위를 기록했다. 여기서 GII는 UNDP가 2010년부터 각국의 성불평등 정도를 측정해 발표하는 지수이다. 생식 건강, 여성 권한, 노동 참여 영역에서 여성 수준과 격차를 고려해 산정한다. 캄보디아의 GII에서 보건 및 교육 부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출산 10만 건당 모성 사망자 161명, 10대 1천 명당 출산 50.2건, 성인 여성의 고졸학력 비율 15.1%이다. 한국이 11명, 1.6건, 89.8%인 것과 비교하면 캄보디아 여성의 보건 및 교육 수준이 상당히 열악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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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캄보디아 성불평등지수(GII) 비교 * UNDP 2018

이런 상황에서도 캄보디아 여성의 저력은 한국의 여성보다 탁월한 점이 눈에 띤다. 여성 국회의원 수에서 한국이 17.0명인데 반해서 모든 것이 열악한 캄보디아에서 여성이 18.5명이나 국회 의석을 확보하고 있다. 노동 시장 참여율에서도 한국 여성이 52.2%인데 반해서 캄보디아 여성은 80.9%로서 직업 전선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국가 경제에 남성과도 견줄 만큼 기여한다. 물론 1인당 국민총소득(GNI)에서 남성이 56.62%로 더 높은 것으로 보아 여성이 일하는 곳의 월급 수준이 더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보다는 남성과 여성의 소득 수준의 격차가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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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캄보디아 양성개발지수(GDI) 비교 * UNDP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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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설직 여성 노동자의 모습

이렇게 교육수준도 낮고 의료혜택이 뒷전임에도 불구하고 생활력은 강해서 가족의 생계를 부양하려는 캄보디아 여성에게는 안타까운 그늘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남성의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여성의 권한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UNDP 지수요약 차트에 따르면 캄보디아 여성의 자기 결정권은 철저히 무시되고 사회경제적으로 남성에 견줄만한 지위가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 즉, 생식과 가족계획에 관한 총 6개의 지수에 대해서 캄보디아는 중하위이며, 여성에 가해진 폭력에 관한 총 3개의 지수에 대해서 중상위이며, 사회경제적 권한 부여에 관한 총 4개의 지수에 대해서 하위에 머물고 있다. 이는 한국 여성과 비교해서 캄보디아 여성으로 태어나는 것이 비인권적인 운명에 직면하는 것임을 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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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캄보디아 여성의 권한 정도에 관한 측정값의 순위별 분포 건수 비교 * UNDP 2018

오늘날 캄보디아 여성의 지위와 위상은 이렇듯이 통계로 보면 형편없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과감히 도전하고 의구심을 품고 싶다. 고대 남성 중심적인 인도 문화가 침략해 왔을 때 캄보디아의 첫 번째 국가였던 푸난왕조의 제1대 통치자는 쏘마 여왕이었고 그녀는 비록 전쟁에 참패했지만 용맹하게 싸웠으며 결혼동맹을 결성함으로써 민족의 정통성을 지켰다. 제2대 통치자부터 남성중심적인 사회가 되었지만 그렇게 그녀가 지켜낸 캄보디아 여성의 강인한 근성은 잡초같이 밟히고 찢기는 역사 속에서도 그 기백을 잃지 않았다. 오늘날에도 어디에서나 만나는 캄보디아 여성들은 순종적인 태도를 취하고는 있지만 캄보디아 사회의 기틀을 남성과 동등하게 지탱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당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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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UNDP 통계만으로 캄보디아 여성의 지위를 평가하고 취급하는 것은 분명히 온당하지 않다. 특히 민간에서 유행하는 말로서 캄보디아 여성을 억압하는 구실이 되는 ‘하얀색 천’의 비유와 같은 사태의 역사적 근원을 밝혀서 그녀들을 통제하며 여성으로서의 도리를 따르도록 강요하는 굴레와 속박에서 풀려나야 할 것이다. 또한 분명히 프랑스 식민지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보다 더 많은 여왕이 캄보디아를 통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의 치적은 간단할 뿐만 아니라 험담에 가깝다. 이에 대해서 캄보디아 여성이 제대로 조명받고 그 위상이 바로 전해지도록 충분하고 집중적인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왕립프놈펜대학교 한국어학과 이영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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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여성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서 목소리를 아끼지 않는 대표적인 여성

야당 정치인 무 쏘쭈아(Mu Sochua) 분과 지자자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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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5월, 의류공장 여성 노동자의 사망 사건을 둘러싸고 자신들의 인권을 부르짖는 여성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