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heers] 한 송이 이름없는 들꽃으로

기사입력 : 2019년 06월 05일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피었다가 지리라
바람으로 피었다가 바람으로 지리라
누가 일부러 다가와
허리 굽혀 향기를 맡아 준다면 고맙고
황혼의 어두운 산그늘만이
찾아오는 유일한 손님이어도 또한 고맙다
홀로 있으매 향기는 더욱 맵고
하늘 아래 있어 새벽이슬 받고
땅의 심장에 뿌리박아 숨을 쉬니
다시 더 무엇을 바라리요
있는 것 가지고 남김없이 꽃 피우고
불러가는 바람 편에 말을 전하리라
빈들에 꽃이 피는 것은
보아주는 이 없어도 넉넉허게 피는 것은
한평생 홀로 견딘 이 아픔의 비밀로
미련 없는 까만 씨앗 남기려 함이라고

한 송이 이름없는 들꽃으로
피었다가 지리라
끝네 이름없는 들꽃으로 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