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heers]전화를 걸 때면

기사입력 : 2019년 01월 16일

사랑하는 너에게
전화를 걸기 전에
나는 늘 두렵다

너의 ‘부재중’이 두렵고
자동응답기가 전해줄
정감없는 목소리가
너 같지 않아서 두렵고
낯선 누군가
우리의 이야기를 엿들을까 두렵다

그리고 미안하지만
왠지 전화로는
내 마음을 다 이해 못 할 것 같은
너에 대한 약간의 불신이 두렵고
시간이 급히 달려와서
우리는 이별을 재촉하는 듯한 서운함이
나를 슬프게 한다

먼거리도 가까이 이어주는
고마운 선이 내게는 탁탁 끓기는
불협화음의 씃쓸한으로 남아
떠나지 않고 있으니
나는 오늘도 네게
전화를 걸 수 없다.
/ 이해인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