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군중의 걷잡을 수 없는 인민 재판, 바로 잡히나

기사입력 : 2018년 03월 16일

캄보디아는 흔히 말하길 도둑을 현장에서 잡으면 주민들이 범인을 죽을때까지 때리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중국의 예와 비슷하다. 그런 상황을 직접 목격한 적은 없지만 10여년전 캄퐁솜에서 프놈펜으로 오는 버스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버스와 오토바이가 충돌해 사고가 났고 당시 ‘쿵’하는 굉음에 이어 버스가 급정거를 했다. 고개를 들어 운전사쪽을 봤을때 이미 그는 도주하고 난 뒤였다. 눈 깜짝할 새 사고가 났고 운전사는 개인신변을 지키려 버스를 버리고 도주한 것이다.

만약 그가 한 템포 느리게 도망갔다면 끔찍한 상황을 눈 앞에서 마주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 그만큼 캄보디아에서 무분별한 인민재판이 만연했다는 것 일터. 반대로 공권력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분분하다.

 

성난군중의 무분별한 심판_Fresh News

▲ 지난 11일(일) 3건 뺑소니를 저지른 뒤 도주하다 코사막 국립병원앞에서 10명의 성난 오토바이 무리에 잡혀 벽돌로 얼굴을 가격하는 등 무차별 폭행을 당한 캄보디아대학 썸므럿 교수 차량

지난 한주간 뺑소니 사소를 내고 도주한 캄보디아 대학(University of Cambodia)의 한 교수가 성난 오토바이 무리에 폭행을 당해 혼수상태에 빠진 사건으로 떠들썩 했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캄보디아대학 쑤이 썸므럿 교수는 지난 11일 5번국도에서 오토바이와 충돌한 뒤 현장을 도주했다. 한 차례 뺑소니 범행 후 썸므럿 교수는 뚤꼭구 데뽀시장 부근에 두대의 오토바이에 연달아 뺑소니 사고를 냈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성난 오토바이 무리는 떡러억 동 코사막 국립병원까지 교수를 추격해 무력으로 차를 세운 뒤 무차별적인 폭력을 저지른 것이다. 이로 인해 썸므럿 교수는 혼수상태에 빠졌고 그의 차량은 심각하게 훼손됐다.

교통부 경찰 꽁 짠타는 “성난 오토바이 무리는 폭력를 행사한 뒤 뿔뿔이 흩어졌다. 현장에서 썸므럿 교수는 경찰에 구조되어 근처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상태가 위중해 현재 베트남에서 치료 받고 있다.”고 전했다.

 

춘소반 경찰국장캄보디아 경찰 “어떤 이유서든 성난 군중의 인민재판 묵인하지 않을 것.”

춘 소반 프놈펜 경찰국장은 썸므럿 교수에게 무차별적 폭력을 가해하고 그의 차량을 훼손시킨 무리에 모두 구속조치를 지시했다. 그는 “썸므럿 교수는 3차례의 뺑소니 사고로 명백히 도로법을 위반했다. 그는 법의 처벌을 받게 될 것.”라고 전하며 “하지만 오토바이 무리는 고의적 폭력행위 및 고의적 재산피해를 입힌 죄는 참작할 여지가 없다. 그들 모두 처벌을 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틀날 썸므럿 교수 변호인은 폭행 가해자에 300만불의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변호인에 의하면 “당시 썸므럿 교수는 5번국도상에서 술에 만취한 오토바이 운전자와 충돌이 있었고 그로인해 운전자가 심한 부상을 입었다. 그는 현장에서 주민들에 폭행을 당할까 두려워 도주했다.”고 자백 내용을 전하며 “이후 두 차례에 거친 뺑소니 현장에서는 피해자를 돕기도 했다.”고 밝혔다.

 

“따라온 무리는 교수를 죽이려고 했다. 교수가 혼수상태에 빠지자 그의 차량을 부쉈다.”

춘 소반 경찰국장에 의하면 현재 가해자 핵심 인물은 체포되지 않았으나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사건을 본 캄보디아인은 2-3주 전 뚤꼭 안테나에서 일어난 뺑소니 사건이 떠오른다고 한다. 한 캄보디아 고위급 관계자가 독일대사관 앞에서 1차 오토바이 뺑소니 사고를 낸 뒤 현장 도주 한 뒤 뚤곡 안테나 부근에서 렉서스 350 차량에 2차 뺑소니 사고를 냈다. 2차 충돌 후 차가 멈추자  성난 주민이 사고를 낸 고위 간부를 실신할 때 까지 폭행을 가한 사건을 언급하며 “국민들은 아직도 권력을 가진 이들의 안하무인인 태도(현장 도주 등)에 분노하고 있다.

그들은 법의 절차를 따르기 보다 순간의 분노를 무분별한 폭행으로 발산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 사건의 가해자는 현재까지 체포되지 않아 처벌을 받지 못해 또 다른 2차, 3차 인민재판을 초래할 위험이 다분하다.

 

교수 폭행 주요 용의자 Daun Penh구 경호대 낌학_Fresh News▲ 썸므럿 교수 폭행 주요 용의자 프레악 낌학 舊다운펜 경호대원

본 사건에 다운펜지역 경호대 다수가 연루되었다는 경찰의 조사내용이 발표됐다. 쁘리읍 낌학, 쏙라에 이어 16일 안 팔리(31)가 체포됐다. 경찰은 감시카메라 확인결과 10명 정도가 폭행과 차량 파손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성적이고 정당한 처벌을 폭력 가해자, 뺑소니 사건 가해자에 공정하게 적용하여 성난 군중의 인민재판을 멈추는데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정인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