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원조활동 美해군 떠나라”

기사입력 : 2017년 04월 11일

캄보디아가 원조 제공차 자국에 주둔해온 미국 해군 공병대(Seabees)에 일방적인 활동 중단 통보를 했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5일 보도했다. 주캄보디아 미 대사관은 최근 자체 페이스북 계정에 “캄보디아 정부는 지난주 미 해군 공병대의 (원조) 프로그램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해 통보했다”고 밝혔다.

대사관 측은 이어 “미 해군공병대 철수로 학교와 병원 건설 등 20개의 예정된 원조 프로그램이 취소됐다”며 “이런 결정이 애석하지만, 지난 9년간 그들이 이뤄낸 성과는 자랑스럽다”고 썼다. 미 해군 공병대는 캄보디아군과 협력해 지난 2008년부터 9년째 캄보디아에서 병원 건립과 학교시설 개선 등 원조 활동을 해왔다.

캄보디아 당국의 미 해군공병대 철수 통보는 최근 캄보디아의 ‘친중 반미’(親中 反美) 성향이 짙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캄보디아 훈센 총리는 범법행위를 한 당원이 소속된 정당을 해산하도록 하는 정당법 개정을 추진하는 데 있어, 반대 뜻을 밝힌 미국과 대립해왔다.

최근에는 훈센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베트남전 당시 미국이 제공한 차관 5억600만 달러(약 5천700억 원, 원금 이자)를 탕감해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맞서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사태와 관련해 분쟁 당사국 간 해결 원칙을 고수하는 중국 편을 들어온 캄보디아는 올 연초에는 매년 치러온 미국과의 합동군사훈련도 취소한 바 있다.

반면, 캄보디아는 작년 10월 중국과 정상회담에서 에너지, 투자, 농업 등의 분야에서 31개에 달하는 협력 협정을 맺는 등 중국과의 경제·군사적 협력을 확대해왔고, 캄보디아군은 지난해 중국과 처음으로 해군 합동훈련도 한 바 있다. 더욱이 4일에는 중국으로부터 1억5천700만달러(약 1천757억원)의 지원을 받아 프놈펜 북부에 6만석 규모의 대형 축구장 건립에 나섰다. 이 경기장은 캄보디아가 처음으로 개최하는 2023년 동남아시안게임에 사용된다./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