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우리 정부가 ‘짐승’이라고?” 호주 정치인 입국 금지

기사입력 : 2016년 08월 24일

캄보디아 정부가 한 호주 정치인의 ‘짐승’ 취급 발언에 발끈했다. 16일 미국의소리(VOA) 크메르방송 등에 따르면 캄보디아 정부는 호주 빅토리아 주의회의 홍 림 의원에 대해 캄보디아 입국 금지 조치를 했다.

캄보디아계인 림 의원이 이달 초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10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발생한 정치평론가 켐 레이의 피살 사건과 관련, 캄보디아 정부를 ‘짐승’으로 언급한 데 따른 것이다.

림 의원은 “켐 레이가 캄보디아 국민이 지금과 같은 짐승 밑에서 벗어나기를 희망하며 사고의 혁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경찰은 켐 레이의 피살 당일 용의자를 체포해 빚 문제 때문에 살해했다는 자백을 받았지만 켐 레이의 반정부 활동을 문제 삼은 ‘정치적 타살’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캄보디아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림 의원이 캄보디아를 모욕한 것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그를 성토했다. 파이 시판 캄보디아 정부 대변인은 “호주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될 수 있지만, 캄보디아 문화에는 어긋난다”며 국가 명예를 훼손한 사람에게 입국 금지는 정당한 조치라고 말했다.

림 의원은 “내가 캄보디아에 가면 체포해 감옥에 넣겠지만, 이는 범죄행위”라며 “그러면 외교적 방법이나 국제법적 수단을 통해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캄보디아 호주대사관은 문제가 된 림 의원의 발언이 호주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 일환이라는 성명을 냈다. 캄보디아는 31년째 권좌에 앉아있는 훈센 총리가 집권 연장을 위해 반정부 활동을 막고 야당을 탄압한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