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시대&캄보디아] 15. 캄보디아 노동자들의 귀환

기사입력 : 2014년 06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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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주 동안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돌아온 노동자들의 수가 220,000명이 넘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태국 정부는 강제 송환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여러 정황을 보면 캄보디아 노동자들이 두려움을 느낄만한 조치가 취해져 왔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9명이 살해되었고 8명이 교통사고로 죽는 불상사가 생겼습니다. 일차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돌아온 캄보디아인들과 그 가족들의 생계를 걱정하지만 불법 노동자들에 대한 태국 경제 의존도를 볼 때 캄보디아인들보다 태국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 최대 왕새우 수출업체인 태국 기업 CP Foods가 미얀마와 캄보디아에서 온 대규모 불법 노동자들이 노예처럼 일해서 잡는 생선을 사용해 왕새우 양식을 해왔다는 보도도 올라왔습니다. 건설 현장 대부분도 이들 노동자들이 없으면 당장 진척이 이뤄지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캄보디아보다 태국이 먼저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하리라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캄보디아로 귀환한 노동자들이 캄보디아에 끼칠 영향을 생각해보는 것은 흥미롭습니다. 프놈펜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공휴일 시골 집으로 돌아갈 때 프놈펜의 새로운 소비문화와 유행을 가지고 갑니다. 특히 이들이 인터넷, 스마트폰, SNS와 관련된 새로운 정보와 문화를 퍼뜨리는 속도는 아주 빠르죠. 작년 캄보디아 총선에서 지방과 프놈펜을 잇는 정보의 흐름은 이들의 여행과 페이스북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마찬가지로 태국에서 일하던 노동자들 대부분이 집으로 귀향할 때 이들은 태국에서 자신이 누리던 IT문화를 가지고 들어옵니다. 외국에서 번 돈의 대부분을 집으로 부치는 이들 입장에서 TV, 카메라, 모뎀, 컴퓨터, 전화기, 게임기 모두를 합쳐놓은 저가 스마트폰은 필수입니다. 이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해 캄보디아 뮤직비디오를 보고 뉴스를 읽고 캄보디아 가족들과 메시지를 주고 받습니다. 어쩌면 이들에게 유일한 오락이기도 합니다.

지난 1-2년간 급성장한 저가 스마트폰 시장은 현재 유일하게 성장하는 시장이기도 합니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값싼 기기들, 유명 회사가 만든 중고 기기들을 약 100불 미만이면 살 수 있습니다. 태국과 캄보디아에서 급변하는 정치 상황 속에서 이렇게 많은 노동자들이 캄보디아에 잠시 돌아와 있는 기간 캄보디아 농촌은 계속 새로운 문물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끊임없이 정보 관련 기술이 빠르게 전파되는 캄보디아가 어떤 미래를 갖게 될 지 상상하게 됩니다. / 이병호 (Fourth Sector Innovations / byungho.lee@fsi.co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