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우칼럼] 사람을 다루는 일

기사입력 : 2011년 12월 05일

캄보디아에서 사업을 하시는 분이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직원 하나를 추천해 달라고 해서 담당 선생님을 통해 한 학생을 추천해 줬더니 사흘만에 그만뒀다고 한다. 며칠 동안 데리고 다니면서 업무 파악도 해 주고 직장인으로서의 자세도 가르쳐 주면서 정성을 쏟았는데 갑자기 그만둔 것이다. 허탈해 하는 그분만큼이나 나도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만둔 이유는 할아버지가 아파서 간호를 해 줘야 한다는 것. 얼마 전에는 여직원이 필요해서 광고를 내고 면접을 본 끝에 한 사람을 정했다. 그러나 정작 출근하기로 약속한 날 나오지 않았다. 전화로 확인해 보니 어머니가 아파서 3일 뒤에 나오겠다고 해서 기다려 주기로 했다. 그러나 3일 뒤에는 아예 전화 연결도 되지 않았다. 다시 사람을 찾느라고 시간과 노력을 허비할 수밖에 없었다. 근무 조건이 안 맞는다든지 업무가 자기에게 안 맞는다든지 분명한 의사를 밝혀 줘야 하는데 그런 얘기를 듣기 어렵다. 애써 사람을 구해 훈련을 시키고 업무를 부여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그만두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당연히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곳 사람들의 성향이 그러하니 그러려니 하고 사는 게 속편하다는 조언도 많이 듣지만 직업인으로서의 기본자세에 문제가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대학을 졸업한 직원 채용을 위해 이력서를 받아 보면 매우 흥미롭다. 서류를 내는 사람 모두 한결같이 서류가 많다는 데에 우선 놀라게 된다. 대학 졸업 증서가 보통 두세 개에 이런 저런 수료증이 여러 개 붙는다. 한국에서는 대학을 두 군데 이상 나온 예가 거의 없는데 여기서는 아주 흔하다. 또 영어 학원이나 컴퓨터 학원을 안 다닌 사람이 별로 없고 전공 이외에 회계나 경영 관련 과목을 이수한 사람도 많다. 극히 일부만 대학 과정을 밟고 있는 캄보디아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그렇게 많은 공부를 했다는 것이 이채롭기까지 하다. 외형상으로만 보면 직장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다 섭렵했거나 이수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캄보디아의 교육 현실과 학생들의 학습 태도를 면밀히 들여다보면 두툼한 서류 봉투가 허망하게 보이기도 한다. 하루에 3부제로 운영되는 대학이 부지기수이고 동시에 두 개 대학에 다니는 학생도 꽤 많다. 학교에서 가르쳐 주는 것도 부실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여건도 매우 취약하다. 학생들의 면학 태도나 학습 열기 또한 실망스런 수준이다. 그러므로 대학 졸업장이나 각종 수료증이 그 사람의 능력을 보증해 주지 못하는 것이다. 캄보디아에서 능력있는 사람을 찾기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다. 
 
 캄보디아에서 사업을 하려는 분들이 가장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값싼 인건비라고 말한다. 아직 농업 위주의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고 출산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유휴 노동력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몇 가지의 구조적인 문제점은 큰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첫째는 교육 문제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분들에 의하면 기본적인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한 인력이 많아서 이들을 숙련시키는 데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 두 번째는 근로 의식의 문제다. 근면성이 떨어지고 책임감이 약해서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고, 대규모의 사업장에서는 캄보디아의 선진화된(?) 노조에 신경을 써야 하는 고민도 안고 있다.
 
 ”사람을 다루는 일만큼 어려운 것이 없습니다. 어쩌면 경영의 처음이자 끝이 인사관리에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30여년 전, 대학에서 교양 과목으로 경영학 원론을 배우면서 들은 노교수님의 한 마디가 지금도 또렷이 떠오른다. 어떻게 하면 캄보디아 사람을 잘 알 수 있을까? 참 어려운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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