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무력진압 사상자 책임 부인

기사입력 : 2013년 11월 26일

SL

캄보디아 경찰은 지난 15일, 총격사태 진상조사를 위해 독자적 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는 인권 단체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시위 근로자들과의 충돌 과정에서 총격에 의한 쌀 행상인(49세)의 사망 책임을 전면 부인했다. 경찰위원회 키엇 짠타릇 대변인은 쌀 행상인 엥 쏘쿰을 죽이고 그 밖의 10여명에게 부상을 입게 만든 지난 12일 총격사태의 이면에‘제3자’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인권단체는 경찰이 시민들을 향해 수차례 총을 발사하는 장면의 동영상을 언급하면서 경찰이 프놈펜 민쩨이 지구의 SL봉제공장 노동자들과의 충돌을 무력으로 진압하기 위해서 권총과 AK-47을 무차별적으로 발사했다고 계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지난 15일, 인권단체 리카드호는 이번 충돌은 캄보디아에서 수년 이래 노동자들을 가장 폭력적으로 진압한 사례의 하나로서 총격사태 진상조사는 독자적인 위원회가 수행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SL봉제공장은 글로벌유통업체에 의류를 납품하는 싱가포르 소유의 공장으로서, 캄보디아 정부는 이 공장에 대해서 노동쟁의 중에 해고된 19명의 노조 지도자들을 재고용하도록 지시한 바 있으며, 만약 해고 노동자들이 복직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번 폭력사태는 저임금과 열악한 근무환경에 불만을 품은 SL봉제공장 노동자 600명이 3개월간의 파업에 이어 훈센총리의 저택까지 행군하는데 경찰 100여명이 저지하면서 발생했다. 경찰위원회에 따르면 47명의 경찰이 충돌로 부상을 입었고 경찰차 여러 대가 불에 탔다고 전했다. 그리고 인권 단체에서는 승려를 포함해서 40명 이상의 시위자들이 현장에서 체포됐다고 한다.

키엇 짠타릇 대변인은 경찰이 시위에 가담하지 않은 구경꾼에 불과했던 엥 쏘쿰이 어떻게 피격됐는지 알지 못한다고 전하면서 ‘제3자’가 살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피해자가 경찰의 작전지역이 아닌 곳에서 총을 맞았기 때문에 시위대 진압과정에서 발생한 총격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경찰은 증거를 찾기 위해서 정밀조사를 수행할 실무 팀을 구성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리카드호의 엄 썸앗 선임 조사관은 당시 무력으로 진압하던 경찰이 아니면 누가 어떻게 총을 발사할 수 있었는지 경찰에게 설명을 요구했다. 이를테면 수백 명의 경찰들이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제3자가 상당수의 사람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는지와 당시 경찰들은 그 제3자를 보지 않았는지에 대한 대답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독자적 위원회로 진상조사가 진행되도록 요청했다.

쌀 행상인 엥 쏘쿰의 가족은 경찰의 무력진압 과정에서 그녀가 무고하게 희생됐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녀의 죽음에 대한 진상조사와 관련자의 처벌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그녀의 남편 응엣 봉 씨는 지난 15일에 있었던 장례식에서 엥 쏘쿰이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고 쌀을 팔고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진상을 명백히 밝혀서 정의를 보여 줄 것을 호소했다.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 장면 비디오는 현재 소셜미디어 이용자들 사이에서 널리 유포되고 있다. / 이영심 객원기자 번역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