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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호의 한국에서 드리는 편지] 타과 의뢰 (Consultation, 까아 삐끄루어 ㅎ 요벌)으로의 초대
존경하는 캄보디아 교민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말씀 드릴 제목은 `타과 의뢰로의 초대`입니다.
경희의료원은 저의 청년시절과 함께 동고동락했던 추억의 병원입니다.
오랫동안 캄보디아에 있었던 제가 이런 상급 종합병원(전국에 약 40개가 있고 3년마다 보건복지부에서 선정함)에서 일하게 된 것은 제 실력이 아닌 오직 하나님의 은혜임이 분명한데 그래서 저는 처음에는 너무 기뻤지만 문제는 의사는 최신 지식과 풍부한 경험으로 환자를 어떻게든 환자를 살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해야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제게 맡겨진 환자를 주치의로서 잘 돌봐서 회복시키는 사명이 있고, 두 번째는 다른 과 환자분에 관한 타과 진료 의뢰를 어떻게 지혜롭게 답변하여 그 환자에게 도움을 드리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타과의뢰는 말씀 드린 것처럼 다른 과에서 환자에 대한 조언을 얻고자 검사나 치료 관련해서 질문이 들어온 것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답변해 드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환자의 진단이나 치료가 방향을 잘 잡고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이는 경희의료원 같은 대학병원에서 각 과의 전문의 혹은 세부 전문의가 있는 병원에서 시행할 경우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요즘처럼 워낙 의학의 발전이 빠른 때에는 같은 과라도 자기 전공이 아니면 최신 지견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부 전공이 다름) 그래서 요즘은 의사들이 교과서를 찾아 보지 않고 업데이트된 최신 지견을 찾아보는 uptodate.com 이라는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을 해서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연 설명을 한 말씀만 더 드리자면 최근의 의학은 Evidence-Based Medicine(EBM) 이라고 해서 근거 중심 의학이 가장 과학적이라고 평가 받습니다.
과거 전문가의 의견, 각 기관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치료가 아닌 대규모 임상 시험이나 메타 분석을 통해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을 가장 중요시 합니다. 그래서 신약이 나오면 제약 회사들이 앞 다투어 대규모 임상 시험을 계획하고 병원들이 이에 참여하여 근거를 만들어 내는 일을 합니다. 임상 시험에서 입증된 치료는 가장 강력한 증거이기 때문에 근거 중심 의학에서는 빠르게 진료 현장에 적용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 과장님은 처음에 저를 뽑으신 후 제가 실수할까봐 마음이 놓이지 않으셔서 제가 환자 진료는 어떻게 하는지 타과 의뢰 회신은 어떻게 하는지 매일 모니터링 해 주셨습니다. 특히 타과 회신을 신경 쓰셨는데 짧고 간결하면서도 필요한 정보를 담아 내도록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쓰도록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신경이 많이 쓰이고 하나하나 할 때마다 정신을 집중하여야 해서 좀 부담이 되었지만 하고 나서 보니 배우는 것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신경과처럼 중환이 많은 과에서 환자에게 혈액 문제가 있을 때 제게 고견을 부탁 드린다며 타과 회신 의뢰가 들어올 때 ‘저도 무언가를 도울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얼마전 전공의 교육을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에 대한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오래 기억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교육적으로 볼 때 배운 것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서 자기가 배운 것을 듣기만 하면 금방 까먹고, 배우는 사람이 말하는 기회가 있으면 조금더 기억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배우는 사람이 실제로 문제에 부닥쳐서 해결하기 위해 애쓰면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을 아주 오래 거의 일생동안 기억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전공의가 환자를 보면서 직접 자기가 주치의가 되어 직면하는 여러 문제를 좌충우돌 하면서 여기저기 물어 가면서 해결해 나가다 보면 몸으로 체득된 지식과 경험이 되어 이것이 실력이 되는 것입니다.
이는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장 타과 회신이 하루에도 여러 개씩 날아오는데 뭐라고 답할지 고민하다가 앞에서 말씀 드린uptodate.com도 찾아 보고 환자도 직접 가서 진찰하고 물어 보고, 간호사님들께도 물어보고 좌충우돌 하다보면 답이 나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조금씩 익숙해지고 회신 하나 보내는데 필요한 시간이 단축되었습니다. 제가 정성스럽게 써서 보내면 다음에 또 다른 환자 의뢰가 들어와서 기분 좋은 feedback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의 실력이 부족하다는 컴플렉스와 열등감도 조금씩 극복해 갈 수 있었습니다. 제 경험을 정리해서 ‘재미 있는 혈액학 진료 의뢰’라는 짧은 슬라이드 프리젠테이션도 만들었습니다. 여기에는 제가 실수를 통해 배운 것들, uptodate를 찾아서 답을 한 것 등 여러 경험들이 있어서 나중에 실습 학생이나 전공의 선생님들 앞에서 한 번 나누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타과 의뢰는 제가 하는 일 중에서 매우 중요하고 또 긴장되기도 하지만 보람 있는 일입니다. 제가 한 분 한 분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타과 의뢰를 보고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는 지혜로운 회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해서 또 세번째 달이 지나 갔습니다.
그간 타과 회신을 일 주일에 15건 정도 해서 총 150건이 넘는 회신을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병원의 대부분의 과의 환자분들을 만나고 병원의 전 병동을 다녀 보았습니다. 다른 과 환자분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은 저의 큰 기쁨입니다.
실력이 부족한 제가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저를 도와 주시는 하나님 덕분입니다.
야고보서 1:5 너희 중에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구하라 그리하면 주시리라.
우리에게 지혜를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오늘은 ‘타과 의뢰로의 초대’에 대해 말씀 드렸습니다.
다음 번에는 ‘골수 이식(Bone Marrow Transplantation)으로의 초대’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언제든 연락 기다립니다. 한국에 오시면 경희 의료원 꼭 방문해 주세요.
연락처: 010 9478 7289 (카톡만 가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