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청년 세대의 마음을 읽는 인플루언서 ‘DJ 나나’

기사입력 : 2026년 07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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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유재석이 있고 미국에 오프라 윈프리가 있다면 캄보디아에는 DJ 나나가 있다. 본명 니엉 소바타나(Neang Sovathana). 그는 라디오 진행자로 출발해 청년 상담가이자 공공 캠페인 홍보대사 그리고 디지털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 영역을 넓혀 온 캄보디아 대표 인플루언서이자 방송인이다.

DJ 나나의 영향력은 화려한 무대보다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대신 꺼내는 목소리’에서 시작됐다. 사랑과 연애, 가족, 성, 폭력, 직장 문제처럼 캄보디아 청년들이 쉽게 털어놓기 어려웠던 고민을 그는 라디오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화의 장으로 끌어냈다. 그래서 DJ 나나는 인기 방송인을 넘어 캄보디아 젊은 세대의 고민과 변화를 읽는 상징적 인물로 자리 잡았다.

라디오에서 소셜미디어로
DJ 나나의 출발점은 라디오였다. 그는 2009년 상담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DJ Nana’라는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당시 청취자들은 사랑과 연애, 가족, 친구 관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고 그의 방송은 젊은 세대가 자신의 문제를 말할 수 있는 드문 창구가 됐다.

라디오는 그에게 목소리의 무대였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의 확산은 그 무대를 전국으로 넓혔다. 독일계 시민사회 재단인 프리드리히 나우만 자유재단는 2019년 당시 그의 Facebook 페이지 DJ Nana TV와 DJ Nana Tips가 각각 6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해 합산 100만 명 이상의 온라인 팔로워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최근 Facebook 검색 결과에서도 DJ NanaTips 페이지는 약 182만 개의 좋아요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다.

DJ 나나는 청취자의 고민을 가볍게 소비하지 않았다. 때로는 언니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현실적인 조언자처럼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캄보디아에서 많은 현지인들이 그를 존경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유명인이기 전에 누군가의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람으로서 국민적인 호감을 얻었다.

말하기 어려운 것을 말하게 한 사람
DJ 나나가 캄보디아 청년층에서 강한 신뢰를 얻은 이유는 ‘금기’에 가까운 주제를 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엔인구기금(UNFPA)는 그의 프로그램이 청년들에게 성과 관계에 대한 안전하고 건강한 답변을 제공해 왔다고 평가했다. 특히 청취자들이 폭력이나 성폭력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털어놓을 때 그는 경찰, 사회복지기관, 변호사 등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 왔다.

DJ 나나의 콘텐츠는 조언에서 강점을 드러낸다. 연애와 결혼, 가족 갈등, 직장 문제, 성과 관계처럼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주제를 그는 일상의 언어로 풀어낸다. 무겁지만 어렵지 않게, 민감하지만 피하지 않는 방식이다.

이런 상담형 콘텐츠는 캄보디아 청년들에게 특히 큰 호응을 얻었다. 빠르게 도시화되는 사회 속에서 젊은 세대는 전통적 가치와 새로운 삶의 방식 사이에서 고민한다. DJ 나나는 그 사이에 서서 “이 문제를 말해도 된다”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의 영향력은 정답을 주는 데서가 아니라 질문을 꺼낼 수 있게 하는 데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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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청년의 권리
DJ 나나는 캄보디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인플루언서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의 영향력은 팔로워 수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여성과 소녀들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해 왔다.

Plan International Cambodia와 UNFPA 등 국제기구와 함께한 활동도 이 흐름 위에 있다. 그는 소녀들의 권리, 성·생식 건강, 젠더 기반 폭력, 청년의 자기 결정권과 같은 주제를 대중적인 언어로 풀어냈다. 캄보디아 사회에서 여성 인플루언서가 대중적 인기와 사회적 메시지를 함께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인물이다.

신뢰받는 인플루언서
인플루언서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은 결국 신뢰다. DJ 나나는 오랜 기간 라디오와 소셜미디어, 공익 캠페인을 오가며 자신의 이미지를 쌓아 왔다. 그는 광고와 콘텐츠, 캠페인과 개인 브랜드 사이에서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는 균형을 유지해 왔다.

그의 영향력은 엔터테인먼트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Plan International과 UNFPA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여성과 소녀의 권리 증진에 참여했고 아동 안전과 청년 문제를 다루는 공익 캠페인에도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DJ 나나는 정치인이 아니지만 여론에 영향을 미치고 공무원은 아니지만 공공 메시지를 확산시키며 인기보다 오래 가는 것은 신뢰라는 사실을 그는 자신의 활동으로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