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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아재의 펌프이야기] 기적의 연속, CPF Series
저를 아껴주시는 분께서 제게 ‘성덕’이라는 호를 붙여주셨다. ‘성공한 덕후(오타쿠)’라는 뜻이다. 그냥 한 사람의 게이머로 남을 수도 있었을 텐데, 어쩌다 보니 캄보디아 유일의, 더 나아가 동남아시아(ASEAN) 전역에서 선수들이 참전하는 대회를 개최하게 되었으니, 정말 성공한 덕후가 아니고 무엇이랴?
나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은 내가 대회를 개최했다고 하니 엄청난 추진력과 후원자들을 사로잡는 매력, 모든 선수를 아우를 놀라운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으로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나는 그저 펌프라는 게임을 좋아하는 한 사람의 한국인 아저씨일 뿐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대회가 성사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은 매 순간이 기적이었다.
작은 시작, 2022년 3월
때는 2022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캄보디아 안에서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무렵, 학위를 마치기 위해 중국에 있던 우리 펌프 팀 리더가 ‘캄보디아에 있는 친구들 생존신고 할 겸 한 번 모이면 좋겠다’는 취지로 동네 규모의 대회를 열었다.
규모는 작았다. 선수는 간신히 12명을 모았고, 어찌어찌 대회가 성사되었다. 하지만 정말 1년 만에 다 같이 모이는 자리였기에 너무 행복했다. 나는 이 정도면 재미있게 놀았다고 생각하며 별생각이 없었는데, 며칠 뒤 멘토님께 대회 얘기를 하며 기념사진을 보여드렸더니 ‘나중에 펌프로 자선대회 열면 좋겠네요’라는 아이디어를 주셨다.
이때만 해도 캄보디아에서 자선대회를 연다는 것에 몹시 회의적이었다. 그런데 이 일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운명적인 만남
우리 동네에 새로운 백화점이 생기며 오락실이 그 안에 입점했다. 우연히 오락실 지배인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나도 모르게 ‘우리 나중에 여기서 자선대회 열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는데, 반색하며 ‘너무 좋은 아이디어다. 나중에 다시 자세한 얘기를 하자’고 해 주셨다. 알고 보니 그분은 로컬 NGO에서 10년을 넘게 일하며 캄보디아 내 자선과 구제에 몹시 관심이 많으신 분이었다.
그런데 내가 이런 이벤트를 열어본 경험이 있어야 하는데… 하고 고민할 틈도 없이, 중국에 있는 우리 펌프 팀 리더에게서 ‘졸업이 확정되었으니 곧 캄보디아로 돌아가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친구에게 ‘이러저러해서 우리가 자선대회를 한 번 준비해 보자’고 얘기했더니, 자선 ‘대회’가 열리는 것에 몹시 기대하며 대회 기획을 시작했다. 사실 큰 틀은 이 친구가 다 짰다고 봐도 무방했다.
CPF의 탄생
리더가 캄보디아로 돌아온 후 대회 준비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비록 큰 규모는 아니었어도 백화점에서 공식적으로 이벤트를 발표한 대회였기에, 지난 대회보다 두 배 이상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결과는 사실 좋다고 말할 수 없었다.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선수들도 의욕적으로 참가했지만, 이것저것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특히 초보자 대회 운영의 미숙함이 문제였는데, 오히려 이때의 미숙함을 개선할 수 있었기에 다음 대회에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다가 그 백화점의 모기업이 2023년 1월 더 큰 백화점을 오픈했고, 그 시기에 맞춰 2023년 2월 2번째 펌프대회가 열렸다. 이때부터 공식적으로 “Cambodia Pump it Up Festival”(이하 CPF)라는 타이틀로 대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당연히 이전보다 훨씬 더 수준 높은 경기가 열렸고, 선수들은 더욱 프로다운 실력을 선보였으며, 진행에서의 미숙함도 훨씬 개선되었다. CPF2023이라는 타이틀이 솔직히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모두가 만들어낸 기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꿈이 현실이 되다
CPF2024는 더욱 놀라웠다. 대회의 취지에 공감해 주신 현대자동차와 신한은행, 두 기업이 스폰서십을 체결해 주시며 갑자기 대회가 격상되었다(결코 내가 할 수 있던 일이 아니었다). 백화점에서는 지난 대회 때에는 찾아볼 수 없던 부대시설들도 설치해 주며 대회를 적극 밀어주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The Voice Cambodia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던 황후인 자매와 그녀가 소속된 Blessing Studio에서 콘서트를 준비해 주셨다! 정말 마음속으로만 그리던 ‘페스티벌’이 열리게 되었다.
더 놀라운 일이 남아있을까 싶었는데, 올해 2월에 열렸던 CPF2025에는 무려 세계 챔피언이신 윤상연 님(FEFEMZ)께서 특별 게스트로 대회에 방문해 주셨다(여기에는 피펨즈님을 모실 수 있도록 적극 후원해 주신 현대자동차의 공이 가장 크다). 피펨즈님의 방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갑자기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심지어 멕시코에서까지 선수들이 참전했다. 그저 마음속으로만 꿈꾸던 APF, ASEAN Pump it Up Festival이 현실이 되었다! 이번에도 후인 자매의 콘서트 덕분에 더욱 신나는 축제가 될 수 있었음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기적의 증인
기억을 더듬어가며 글로 정리해 보니, 정말 이 모든 일들이 기적이었다. 때마다 그 일들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적절한 때에 가장 의미 있는 조언들을 들을 수 있었으며, 대회의 취지에 공감해 주신 분들의 응원과 후원을 통해 대회가 성사될 수 있었다.
나는 그저 이 모든 일들의 증인일 뿐이다. 오히려 내 능력으로는 할 수 없던 일이기에 더욱 감사하고 소중한 기억이 되었다. 내년에도 CPF2026이 개최된다면, 그것은 내가 한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것을 이끄시는 그분의 도움으로 인함이라 감히 증언한다.
글 이재호
사단법인 조이풀에듀앤호프 캄보디아 지부장
CPF Series(Cambodia Pump it Up Festival) Organiz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