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훈센 자문’ 천즈 회장 관련 암호화폐 150억 달러 압수

기사입력 : 2025년 10월 21일

008CYjajYq__400x400▲미국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위) 프린스 그룹 천즈 회장(아래)

미국이 중국계 캄보디아 사업가 천즈(Chen Zhi)와 연루된 암호화폐 150억 달러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천즈는 캄보디아 프린스 홀딩 그룹의 회장이자 훈센 상원 의장의 자문이다. 미국 법무부는 천즈 회장과 관련 계열사 118개가 대규모 온라인 사기 및 암호화폐 관련 범죄 혐의로 수사받고 있다고 전했다.

14일의 발표에 따르면, 뉴욕 연방 검찰은 천즈의 혐의가 적용될 경우 최대 징역 40년형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사당국은 근로자 수천 명이 합법적인 일자리를 약속받고 캄보디아를 방문했으나, 온라인 사기, 가짜 암호화폐 투자 프로젝트 등의 범죄에 강제로 가담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휴대전화 200대 이상을 분석한 결과, 7만6천 개 이상의 SNS 계정이 사기 행위에 사용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미 당국은 프린스 그룹을 “현재 30개국에서 활동 중인 아시아 최대 규모의 초국적 범죄조직 중 하나”로 규정했다.

중국의 2024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천즈는 2015년 설립된 프린스 그룹의 수장이다. 프린스 그룹은 부동산, 은행, 소매, 럭셔리 서비스 등 캄보디아 전역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그는 쿠바 국영 시가 회사 지분의 25%(약 28억 달러 가치)와 영국 런던에 1억1,400만 달러 상당의 고급 사무용 빌딩을 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4년 4월, 천즈는 캄보디아 정부에 재정적 기여로 ‘옥냐’ 칭호를 받은 지 1년 만에 훈센 상원 의장의 개인 고문으로 임명되었다.

이번 프린스 그룹 수사는 미국이 범국가적 온라인 범죄 대응을 강화하는 조치의 일환이다. 지난 10월 중순, 미 하원은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국제 사이버범죄 조직을 수사하기 위해 국제 사이버범죄 대응 특별기구 설치법안(H.R. 5490)을 발의했다.

캄보디아 인권단체인 크메르 민주주의 기구의 송 센까루나는 “온라인 사기와 인신매매는 캄보디아 지도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며, 국제사회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는 캄보디아 정부의 범죄 대응 능력을 신뢰하지 않는다”며, 현재 FBI, 한국, 영국이 각각 독립적인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프린스 그룹 산하의 프린스 은행(Prince Bank)은 현 사태에 대해 지난 15일 성명을 발표했다. 프린스 은행은 자사의 운영 체계가 캄보디아 중앙은행의 투명성과 책임 기준을 충족하며, 미국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가 운영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캄보디아 감시위원회(Cambodia Watchdog Council)의 멘 낫은 “프린스 은행은 고객을 기만하고 있으며, 의도적으로 공공 신뢰를 오도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 당국이 천즈의 글로벌 자산을 동결하면, 달러 결제망을 사용하는 국제 금융 시스템 전체에서 해당 은행의 활동이 자동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멘 낫은 이어 “설령 캄보디아 정부가 프린스 은행의 운영을 승인하더라도, 수사 결과 위법 행위가 드러난다면 국제 제재를 피할 수 없으며, 혹여 캄보디아 중앙은행도 공범으로 밝혀질 경우, 국제 중앙은행 네트워크에서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관련 자산 압수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며, 캄보디아가 동남아시아 사이버범죄의 새로운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