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 칼럼] 친캄파와 친한파

기사입력 : 2025년 09월 26일

편집인 칼럼

올해는 한국과 캄보디아가 재수교한 지 29주년이 되는 해다. 내년이면 30주년을 맞는다. 지난 세월 동안 양국은 인적·물적 교류를 통해 많은 성과를 이루어냈다. 끊임없는 공적·민간 외교의 힘으로 캄보디아에 오랫동안 거주하는 한국인이 크게 늘었고, 반대로 한국에서 살아가는 캄보디아인들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나 역시 캄보디아에서 20여 년을 살아오며 이곳을 ‘우리’나라라고 부를 때가 있을 정도로 애정이 쌓여왔다. 한국에서 오래 생활한 캄보디아인들 역시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캄보디아 한국유학동문회(KAAC), 귀국연수생모임(CAMKAA), 이종욱펠로우십 동문회, GKS 동문회 등 다양한 네트워크가 유지되고 있으며, 올해는 이 단체들이 합동으로 300여 명이 참석한 ‘2025 캄보디아 한국 동문회’를 열기도 했다.

얼마 전 차세대리더네트워크 월례회에서 만난 한 캄보디아인은 이화여대에서 사회복지 석사를 마치고 10여 년간 한국에서 생활한 경험을 전해주었다. 그는 한국 문화의 장점과 성숙한 사회적 매너를 배우고 돌아와 캄보디아에 알리며, 한국과 캄보디아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었다. 나와 캄보디아어로 한국 이야기를 100% 공감하며 나눈 대화는 참 유쾌했고, 서로에게 반가운 시간이 되었다.

캄보디아 내 대표적인 친한파 인물로는 헝 추온 나론 부총리 겸 교육청소년체육부 장관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캄보디아태권도협회장을 역임하고, 최근 대한민국 국기원장으로부터 태권도 명예 단증을 받는 등 한국과 깊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할까. 먼저 ‘친캄파’가 되어야 한다. 캄보디아에서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우리가 이 땅과 사람들을 존중하고 옹호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만약 한국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외국인이 한국의 단점만 늘어놓는다면 우리는 불쾌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캄보디아에서 사는 우리가 이곳을 폄하하거나 날씨만 탓한다면 양국의 교류와 우정은 깊어지기 어렵다. 거창하게 양국 교류를 운운하지 않아도 매일을 살아가는 내 하루가 불행할 것이다. 불가피한 단점은 개선을 위한 제안으로 풀어가되 각 나라가 가진 장점을 배우고 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이 칼럼은 뉴스브리핑캄보디아 2025년 9월 29일자에 게재되었습니다.